이라크, 쿠르드外 전역에 계엄령

  • 입력 2004년 11월 7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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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정부는 7일 북부 쿠르드 지역을 제외한 이라크 전역에 60일 동안 계엄령(state of emergency)을 선포했다고 정부 대변인 타이르 하산 알 나퀴브가 발표했다. 이번 계엄령 선포는 미군과 이라크군의 팔루자 저항세력에 대한 전면 공격을 앞두고 나온 것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나퀴브 대변인은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총리가 비상사태의 구체적인 내용을 8일 공포할 것이라며 통금조치 등이 조만간 실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엄령 선포 배경=이라크의 계엄령 선포는 재건작업의 분수령이 될 내년 1월 총선을 앞둔 사전 준비작업으로 풀이된다.

나퀴브 대변인은 “우리는 이 지역(팔루자)의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봤다”며 “어떠한 장애라도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거 이전에 법질서를 확실히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

계엄령 발표 시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저항세력들의 경찰서 습격 및 정부관리 피격 등 테러가 증가하면서 6, 7일 이틀 동안 이라크 중심지역에서 50여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했다.

미국 행정부도 내년 1월 이라크 총선이 조지 W 부시 대통령 집권 2기의 첫 도전이 될 것으로 보고 이라크 치안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번 총공세를 통해 민주적 총선 실시에 방해가 되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근거지를 완전히 제거할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 취임일은 1월 20일이고,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라크 총선일은 1월 27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사태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계엄 기간을 늘려 계엄령하에서 선거를 치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초읽기에 들어간 총공세=미군은 이에 앞서 6, 7일 팔루자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500파운드급 폭탄을 동원한 이번 공격은 4월 말 ‘팔루자 사태’가 시작된 이후 가장 강력한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7일 “팔루자에 투입된 미 해병대가 진지를 구축하고 마지막 훈련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6일엔 팔루자 주민들의 대피를 권유하는 미군의 전단이 뿌려졌다. 35만명에 달했던 주민은 이제 5만∼6만명에 불과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군은 팔루자 총공격을 위해 미 해병대 1000여명을 증파했다. 또 팔루자 소탕작전에 병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이라크 주둔 영국군 8500명 가운데 일부를 바그다드로 이동 배치해 달라고 영국에 긴급 요청했다.

이에 대한 저항세력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저항세력은 미군의 팔루자 맹폭에 맞서 7일 팔루자 인근 하디타 경찰서를 습격해 경찰관 등 22명을 살해했다. 6일엔 팔루자 인근 도시 사마라에서 4차례의 차량폭탄테러 공격을 감행해 이라크군과 경찰 등 30여명이 죽고 40여명이 부상했다.

팔루자 공격의 선봉대로 알려진 미 해병 제1원정군 병사 20명도 라마디에서 작전수행 중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부상했고, 6일 남부 시아파 도시인 쿠파에서는 압델 알 쿠피 보안군 사령관이 차량폭탄 공격으로 사망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10월 이후 미군과 저항세력 공방▼

△1일 미군 4월 이후 팔루자 공습 재개. 사마라 도 포위.

△1∼2일 미군과 이라크군 공격으로 사마라 저 항세력 125명 사살, 88명 체포

△3일 저항단체 ‘무자헤딘 통합지휘부’, “팔루자, 사마라 등에서 미군이 9일까지 철수하지 않으 면 미군시설, 석유와 가스 송유관, 철도, 도로 등을 공격할 것”이라는 성명 발표

△13일 이후 미군과 이라크군 1000여명 북동부 도시 바쿠바 포위 및 공습

△14일 이후 미군과 이라크군 2000여명 팔루자 포위 및 공습 시작

△20일 사마라에서 저항세력공격으로 이라크인 4명 사망, 미군 11명 등 20여명 부상

△24일 미군의 팔루자 공습으로 저항세력 6명 사망

△28일 팔루자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저항세력 3명 사망

△30일 안바르주에서 미군과 저항세력 교전으로 미군 9명 사망, 9명 부상

△11월 1일 미군 3700명 이라크에 추가 배치

△6∼7일 안바르주와 사마라 등에서 저항세력 공격으로 경찰 등 이라크인 최소 50여명 사망, 40여명이 부상. 미군 20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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