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인 유골 연해주서 첫 발굴…DNA 국내서 분석

  • 입력 2004년 7월 27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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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인의 유골이 출토된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인근 체르냐치노 제5 발해 고분유적에서 함께 발굴된 철제 칼과 창, 토기.-사진제공 한-러 공동발굴조사단
발해인의 유골이 출토된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인근 체르냐치노 제5 발해 고분유적에서 함께 발굴된 철제 칼과 창, 토기.-사진제공 한-러 공동발굴조사단
연해주에서 발해인의 유골이 처음으로 발굴돼 정체성 논란을 빚어온 발해인의 유전자 분석이 가능하게 됐다.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인근 체르냐치노 제5 발해 고분유적을 조사 중인 한-러 공동 발굴조사단(단장 정석배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은 71호 석실분 고분에서 사람뼈 2구를 발굴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무덤 중앙에서 발굴된 뼈는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키는 165cm가량에 치아 상태로 볼 때 30대 남자로 추정된다. 엉덩이뼈에서 화살촉, 정강이뼈에서 창 끝부분이 발견돼 전투 중에 숨진 무장(武將)으로 추정된다. 다른 유골은 두개골 일부와 다리뼈만 발굴돼 성별과 키, 나이 등을 알아내기 어려운 상태다.

이번에 유골이 발굴된 무덤은 횡혈식(橫穴式·굴식) 석실분으로 규모는 전체 530×430cm, 현실(무덤방)은 275×250cm이며 귀족의 것으로 추정된다. 또 근처의 규모가 작은 토광묘들에서 발해시대 창 두 자루와 칼(길이 40.5cm), 철제 찰갑(갑옷의 일부) 조각도 출토됐다. 연해주 지역에서 발해시대 창과 칼이 발굴되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정석배 교수는 “발해유적 조사에서 이번처럼 DNA 분석이 가능한 인골이 출토되기는 처음”이라면서 “중국에서도 발해인의 뼈가 발굴된 적은 있지만 아직 형질인류학적인 분석 자료가 발표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유골은 올가을 국내로 들여와 DNA 분석을 마친 뒤 1년 뒤 러시아에 돌려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5년 전 첫 발굴된 체르냐치노 제5 발해 고분유적은 10만평 면적에 고분이 3000여기로 추정되며 이 중 현재까지 70기가량만 발굴 조사됐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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