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라크 ‘후세인 처리’ 갈등

  • 입력 2004년 6월 15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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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군에 체포될 당시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이라크 과도정부는 14일 “미군이 2주일 안으로 후세인을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미군에 체포될 당시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이라크 과도정부는 14일 “미군이 2주일 안으로 후세인을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미국 등 연합군의 이라크 주권 이양일(30일)이 다가오면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비롯해 현재 연합군이 구금 중인 이라크 포로들의 처리 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라크 과도정부는 14일 “이들이 조만간 이라크로 넘겨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은 “주권이 이양된 뒤에도 ‘위험인물’은 계속 구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라크, “후세인 등 모든 피구금자 인도받을 것”=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과도정부 총리는 14일 알 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후세인과 다른 피구금자들이 30일 주권 이양과 함께 이라크로 넘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알라위 총리는 “모든 피구금자가 예외 없이 이라크 당국으로 인도될 것”이라며 “이 작업은 2주일 안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세인을 비롯한 피구금자들의 이라크 인도에 대한 공식 확인”이라고 단언했다.

알라위 총리는 “후세인은 가능한 한 빨리 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계속 구금”=하지만 알라위 총리의 이날 발언은 전날 미군 당국이 밝힌 내용과 상치된다.

미 CBS방송과 AFP통신 등 외신들은 13일 이라크 내 수용소 담당 대변인인 배리 존슨 미군 중령의 말을 인용해 “미군은 이라크 주권 이양 후에도 이라크 내 수용소에 이라크인 4000∼5000명을 계속 가둬둘 것”이라고 보도했다.

존슨 중령은 구금 대상에 대해 ‘연합군에 위협이 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으나 후세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미군은 주권 이양 시점까지 1400명 정도를 석방하거나 이라크에 넘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4일 아부그라이브 포로수용소에서 400여명을 석방했다. 15일에는 112명이 추가로 석방될 예정이다. 현재 이라크 내에 구금된 인원은 6000명 정도. 미군은 이라크 포로 학대로 논란이 된 아부그라이브 수용소도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국제협약으로는 기소하거나 석방해야=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후세인의 처리에 대해 “국제법에 따라 점령 종료 이전에 기소하거나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세인이 제네바협약의 보호를 받는 전쟁포로인 만큼 “전쟁과 점령 상황이 끝나는 즉시 전쟁포로 또는 민간인 피구금자는 기소하지 않는다면 석방돼야 한다”는 것이다.

제네바협약 제3협약 118조는 “전쟁포로는 현존하는 적대 행위가 종식된 즉시 석방되거나 본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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