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포로 학대는 조직적 작전” 논란

  • 입력 2004년 5월 24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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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등에서의 이라크 포로 학대는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작전 암호명은 '코퍼 그린(Copper Green)'.

이라크인 수감자들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수감자들을 성적으로 모욕하고 강압하는 비밀스러운 작전이었으며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이를 승인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라크 포로 학대는 일부 몰지각한 군인들의 산발적 소행이었다고 주장해온 미 행정부의 주장을 뒤집는 내용이다.

이를 폭로한 뉴요커(24일자)는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도 작전을 승인했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 역시 이 같은 작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코퍼 그린' 등 여러 암호로 불렸던 이 작전의 근원은 '특별 접근 프로그램(SAP). 아프가니스탄 공습 당시 각종 법적 규제 등으로 신속히 탈레반 지도자들을 사살 또는 생포 하지 못한 사례가 되풀이되고 해외에 거주하는 테러리스트들을 추적할 때도 현지 주재 미 대사관의 사전 허가 등을 얻어야 하는 '규제' 등에 분노했던 럼즈펠드 장관이 주도한 것이었다.

SAP는 별도의 사전 허가 없이 '테러와의 전쟁' 수행 시 피의자를 살해하거나 생포하고 필요하다면 강압적으로 신문해도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알 카에다 요원을 신문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용됐으나 지난해 바그다드의 유엔 본부와 요르단 대사관이 저항세력의 폭탄테러로 큰 피해를 입자 럼즈펠드 장관이 이라크 내에서도 확대 실시토록 승인했다는 것.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국방부 측은 '오보와 추측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미 상원에 제출된 국방부의 포로학대 파문 조사보고서 중 최소한 2000페이지가 누락되고,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이 학대 현장에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군 고위 장교들도 군법회의에 넘겨야 한다는 의회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만약 페이지 누락이 있었다면 그것은 착오 때문일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상원 패트 로버츠 정보위원장(공화당)은 "2000 페이지가 단순히 누락됐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 미 군의관을 인용,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모하메드 알 이즈멀리 교수가 바그다드에 있는 미군 기지에 수감돼 있던 중 `뇌간(腦幹) 압박'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그다드 병원의 검시 책임자인 파이크 아민 베이커는 "그의 사인은 머리에 강한 타격을 받은 것이다. 우리는 연합군 측의 사인 발표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즈멀리 교수가 후두부를 강타당해 사망했다"고 말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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