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한국금융권 부실자산 124조원” 논란

  • 입력 2004년 1월 14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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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가 14일 "한국 금융권 부실자산 규모는 약 124조원에 이를 것"이라 추정했다.

이는 2003년 국내총생산(GDP)의 20%, 금융권 총 여신 1062조원의 12%에 이르는 규모이다.

S&P는 특히 은행권 여신 721조원 중 7.3%에 달하는 52.6조원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부실자산 비율은 3.3%.

보고서를 작성한 S&P 도쿄사무소 최영일 애널리스트는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요주의 자산(잠재적 부실요인이 있는 거래처 자산)'도 부실로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까지 LG카드 관련 자산을 '고정'(채무상환 위험 거래처 자산) 이하로 분류한 은행이 아무데도 없었다"며 "이는 시중은행이 제대로 자산건전성 분류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정성순(鄭成淳)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은행이 미래 현금 흐름을 감안해 요주의로 분류한 자산 모두를 부실로 분류한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가계부문의 경우 요주의 자산 중 15%만이 고정 이하로 갔다"고 지적했다.

총 5단계로 나눠져 있는 자산건전성 분류방식에 의하면 고정(3단계) 이하만 부실자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S&P가 LG카드 사태를 계기로 기존 자산건전성 분류 관행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금융계에서는 보고 있다.

S&P는 또 비은행권과 보험사, 증권·투신사 총 여신 중 각각 21.2%, 7%, 25%를 부실자산으로 분류했다.

김용기기자·국제정치경제학박사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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