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핫이슈로 떠오른 러시아 불공정 총선

입력 2003-12-09 13:23수정 2009-09-28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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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치러진 러시아 총선이 TV의 편파보도 등으로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는 비판이 러시아 국내외에서 확산되고 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미국은 이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선거참관인단을 파견했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브루스 조지 인권·민주위원장도 "서방측 참관인단은 공통적으로 이번 선거가 민주주의 원칙을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불공정 선거 논란의 핵심은 TV의 편파 보도. 거대한 영토에 유권자들이 흩어져 살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선거운동을 미디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특히 TV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조지 위원장은 "TV 방송이 야당에 불리한 불공정 선거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이것이 투표 결과를 전반적으로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여당에 대한 보도에 더 많은 시간을 배분한 것은 물론이고 야당에 불리한 검증 안 된 보도까지 집중적으로 내보냈다는 것이다.

총선에서 참패한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당수는 선거 이후 방송 인터뷰를 일절 거절해 방송에 대한 분노를 나타냈다. 영국 BBC방송은 "공산당은 내부적으로 TV의 편파 방송을 막지 못한 것을 패인으로 분석했다"고 전했다.

노골적인 편파 보도가 가능했던 것은 정부가 장악하고 있는 방송 구조 때문이다. 러시아 3대 전국방송은 형식상 2개 공영방송과 1개 민영방송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2001년 민영 NTV의 경영권이 국영가스공사로 넘어가면서 사실상 3대 전국방송이 모두 정부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게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정권은 선거에 대비해 일치감치 방송 장악과 함께 비판 언론 길들이기에 들어갔다.

2001년 일간 시보드냐에 이어 올해 2월에는 노브예 이즈베스티아가 강제 폐간됐다. 10월에는 최대 일간지인 이즈베스티아의 미하일 코조킨 주필이 갑작스레 사임해 '크렘린 압력설'이 제기됐다. 지난달에는 푸틴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칼럼을 써온 저명한 원로 언론인 오토 라치스(70)가 테러를 당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선거 후 "이번 총선이 러시아 민주주의를 강화시켰다"며 비판적인 여론을 반박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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