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정부 파병 결단 내릴것”

  • 입력 2003년 10월 17일 0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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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제출한 이라크 결의안이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함으로써 미국 주도의 이라크 재건계획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또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해 미국으로부터 이라크 파병을 요청받은 나라들의 파병 논의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결의안 통과 직후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이 파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4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이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계속 지지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으며 한국과 이라크 파병 문제를 가장 먼저 논의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유엔 결의안 통과를 전제로 한 발언이었다. 미 행정부는 이미 이때쯤엔 결의안 통과를 자신하고 있었다.

▽결의안 통과 전후=결의안 표결을 전후해 안보리의 분위기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표결은 15일 오후 3시에서 오후 5시, 이어 오후 7시, 다시 1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6일 오후 11시)로 3차례나 연기됐다.

부시 행정부로서는 이번이 세 번째 결의안 제출 시도일 뿐 아니라 유엔의 뒷받침 없이는 이라크 재건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득표 전략에 전력투구했다.

마침 일본이 15일 이라크 재건을 위해 앞으로 1년간 15억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발표하긴 했지만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이라크 공여국 회의’(23일)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미 행정부로서는 시간적인 여유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5일부터 막판 외교 공세에 나섰다. 전날 미국이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 반전 3국이 요구한 이라크 정권 이양 일정의 결의안 명시를 거부하면서 안보리 15개국의 폭넓은 지지 확보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파월 장관은 이날 오전부터 파키스탄과 앙골라 대통령,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외무장관 등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한 뒤 “지난 24시간 동안, 특히 오늘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결의안 통과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일찌감치 동의 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반전 3국 중 가장 유연한 입장을 보여 왔던 러시아에 먼저 접근해 긍정적 답변을 받아냈다.

미국은 몇 가지 사항을 양보한 후 러시아와의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내용은 이라크 헌법 제정 과정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을 확대하고 2004년 말로 예상되는 이라크 새 정부 출범시 미군 점령을 끝낸다는 것.

이어 러시아, 프랑스, 독일 정상들은 45분간 3각 전화회담 끝에 결의안 지지를 결정했다고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표결 직전 발표했다.

그러나 결의안에 대한 지지입장에도 불구하고 슈뢰더 총리는 “3국 중 어느 나라도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개입이나 물질적 지원을 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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