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T칼럼니스트 마틴 울프 “中은 日-舊소련 합친 강적”

  • 입력 2003년 10월 8일 2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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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21세기 중국은 20세기 일본과 옛 소련을 합쳐 놓은 것 같은 강적이 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의 칼럼에서 중국이 △경제적으로는 2041년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보이며 △북한과 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과 지정학적 갈등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옛 소련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틴 울프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피할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조절하지 못할 것은 아니라고 썼다. 다음은 칼럼 요약.》

중국의 급부상은 주목할 만하다. 수출 규모에서는 이미 세계 3위 일본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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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까지 최근 1년간 대미 무역수지를 따져보면 일본이 690억달러 흑자, 중국은 1160억달러 흑자를 보였다. 중국은 세계 2위의 외환 보유국이기도 하다.

중국은 여전히 표면적으로는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대만 및 북한 문제 또는 동아시아 패권을 둘러싸고 언제라도 미국과 갈등 관계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20세기 초 독일과 일본이 강국으로 부상할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1, 2차 세계 대전을 치렀다. 옛 소련과는 긴 냉전을, 일본과는 경제전쟁을 치렀다.

중국 역시 ‘미래의 공적(公敵) 1호’로 취급될 만하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서 비슷한 입장에 선 때문에 중국의 위협성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

미국은 중국과 충돌하기 전에 갈등 요소를 잘 다뤄야 한다. 경제 분야라면 양국이 함께 살아갈 수 있다. 과거 일본은 해외 직접투자를 막고 수입규모를 줄인 탓에 비난받았다.

중국 역시 세계무역기구(WTO) 권고사항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지만 과거 일본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해외 직접투자를 반기는 입장이다. 지난해 일본이 600억달러의 해외 직접투자를 받아들인 반면 중국은 4480억달러를 받아들였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큰 무역흑자를 누리고 있지만 전체 무역수지는 겨우 360억달러 흑자에 불과하다. 미국은 생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중국과의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조절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중국은 이념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세계 패권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이 세계 안보와 경제에 기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중국이 민주화와 경제개혁을 추구하지 않으면 공정한 룰에 어긋난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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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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