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미 신보수주의는 스트라우스 추종자들"

  • 입력 2003년 5월 5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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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행정부의 외교 정책은 '스트라우스주의자'들의 작품"이라고 뉴욕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신보수주의의 뿌리는 시카고 대학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쳤던 고(故) 레오 스트라우스 교수"라며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리처드 펄 국방정책위원회 위원장, 앨런 블룸 시카고대 교수, 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 스탠더드'지 발행인, '미국의 새로운 세기 프로젝트'를 이끄는 게리 슈미트 회장 등을 스트라우스주의자들로 꼽았다. 이들이 고전철학의 학술적인 영역에 머물던 스트라우스 교수의 사상을 현실 정치에 접목시켰다는 것.

'서구식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별 국가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까지 전세계를 민주화해야 한다'거나 '서방이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억지력은 서방의 막강한 군사력에 대한 독재자들의 두려움'이라는 스트라우스 교수의 지론은 이번 이라크 전쟁을 뒷받침하는 명분으로 활용됐다.

유대인인 스트라우스 교수는 뉴스쿨과 시카고대학에서 정치철학을 강의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는 도덕적 상대주의와 베트남전쟁 등의 영향으로 서구 민주주의가 우월하다는 그의 주장이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그의 사상을 받아들인 보수 성향의 제자들이 대거 언론과 정관계에 진출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올 2월 스트라우스주의자들의 아성이라 할 수 있는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여러분들은 이 나라 최고의 두뇌들"이라며 "이 연구소 출신 20여명이 행정부에 진출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스트라우스 교수의 철학은 편협하게 이해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스트라우스 교수는 종교적인 우월주의를 편 적은 없으며, 서구 민주주의의 확산을 역설했지만 그 방법으로 '점령'을 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고 언급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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