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의심환자 40%만 적발… 검역 ‘구멍’

  • 입력 2003년 4월 27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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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지금까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관련 증상으로 입원했거나 입원 중인 사람 가운데 검역소에서 발견된 경우가 40.7%에 그쳐 검역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취재팀이 27일 방역당국이 사스 비상체제를 가동한 지난달 17일 이후 지금까지 입원했거나 현재 입원 중인 사스 관련 증상자 27명을 분석한 결과 검역과정에서 발견된 경우는 11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6명은 입국 후 고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을 보여 본인이 인근 병의원 또는 보건소에 신고한 뒤 격리병원으로 옮겨진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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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스 원인체로 알려진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중합효소면역반응(PCR) 검사 결과 양성반응을 보인 5명 가운데 검역소에서 곧바로 격리병원으로 옮겨진 경우는 2명에 불과했다.

인천공항 검역소는 23일까지는 중국 베이징(北京)과 광둥(廣東)성의 입국자에 대해서만 체온검사를 하고 홍콩 등 나머지 지역은 검역설문서만 받았다. 이 기간 중 사스 관련 증상자 20명 가운데 30%인 6명만이 검역과정에서 발견돼 상대적으로 검역이 허술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군의관과 간호장교 등 군 인력 36명이 검역소에 긴급 투입되고 체온검사를 하는 입국자들의 출발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 24일 이후에는 사스 증상자 7명 중 5명(71%)이 검역단계에서 적발됐다.

이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발견 비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30% 정도는 검역에 허점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 검역소 관계자는 “검역소에서 격리병원으로 보내는 대상자의 판정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격리병원으로 보내는 대상자가 많을 경우 현재 병원의 수용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사스 증상이 거의 없는 잠복기에도 사스의 원인균이 2차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검역기준을 보다 강화해 약간이라도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격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방역당국은 “검역과정에서 사스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모두 찾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현재 방역의 초점은 사스 증상을 보이는 사람의 자발적인 신고를 받아 조기 격리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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