油價 당분간 배럴당 22~25달러 전망

  • 입력 2003년 4월 27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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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이라크가 전후(戰後) 복구자금 마련을 위한 석유를 시장에 쏟아놓을까?’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이라크의 증산(增産)분만큼 생산쿼터를 줄일 수 있을까?’

27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이라크전쟁 이후 국제 유가는 이 두 가지 흐름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공사는 ‘돌발 사태’가 없으면 배럴당 평균 22∼25달러 안팎에서 유가가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라크 전후 유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는 2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임시총회.

OPEC는 종전 후 떨어지고 있는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감산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6월 1일부터 하루 90만배럴가량 쿼터를 늘린다고 결정했다. 이러면 이라크를 뺀 OPEC 10개 회원국의 생산쿼터는 하루 2450만배럴에서 2540만배럴로 늘어난다.

OPEC의 증산 결정이 알려지자 25일 현지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현물가격은 배럴당 26.52달러로 전날보다 0.54달러 떨어졌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23.43달러로 0.12달러 하락했다. 다만 북해산 브렌트유는 0.67달러 오른 24.21달러에 거래됐다.

이라크가 다시 석유생산을 시작하면 시장의 석유 물량은 크게 늘어나 가격을 더욱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라크는 전쟁 전 하루 146만∼200만배럴을 생산했으나 전후 복구자금 마련을 위해 생산량을 전쟁 전보다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파업 사태가 마무리돼 생산을 회복했고 2·4분기(4∼6월)가 석유 비수기여서 OPEC 내에서는 ‘배럴당 20달러 이하 폭락설’도 나오고 있다.

구자권(具滋權) 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최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따른 아시아 등 각국의 경제 위축이 석유 수요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를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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