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함락]1000억달러 이권 美정부 입맛대로?

  • 입력 2003년 4월 11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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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이라크 복구 사업과 관련해 주계약을 어느 기업이 따낼 것인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일부 공사계약을 공개경쟁이 아닌 방식으로 배정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주계약자는 누구=주계약자를 선정하는 미 연방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복구공사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6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제시하며 6개 회사에 입찰요청서를 보냈다. USAID측은 해당기업 명단을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들이 KBR(딕 체니 부통령이 대표이사 회장을 지낸 핼리버튼의 자회사), 벡텔그룹, 파슨스, 루이스 버거, 플루어, 워싱턴그룹 등이라고 보도했다.

벡텔과 플루어가 최종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파슨스도 여전히 후보군에 들어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KBR는 주계약자 선정은 포기하고 하청업체로 참여하는 것을 노리고 있다. 주계약자 선정결과는 당초 지난주 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미 민주당이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나서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공정성 논란=미 상원의 초당파 그룹은 10일 이라크 복구공사의 공개경쟁입찰을 피하는 연방정부기관에 대해 공사금액과 프로젝트 내용, 공개경쟁입찰을 제한하는 이유 등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을 추진한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라크 복구공사 규모가 어림잡아 1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으며 초당파 그룹 의원들은 USAID가 최근 수주간 수의계약 방식으로 총 17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복구공사 계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 부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동안 추진된 계약 방식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정상적인 입찰 절차를 거친다면 6개월이나 걸리기 때문에 계약이 신속하게 체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 공병단측은 KBR가 2년 동안 70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했으며 7%에 해당하는 4억9000만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공개했다. 이는 국방부 공사 특혜수주 시비가 일고 있는 핼리버튼과 관련해 헨리 왁스먼과 존 딘젤 등 하원의원(민주당)들이 핼리버튼이 지난 2년간 국방부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는지를 밝힐 것을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각국 제안=바우처 대변인은 또 “우리는 이미 세계 58개국으로부터 치안유지를 위한 군과 경찰지원, 식량과 의료장비 지원 등 각종 형태의 지원을 제안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가별 참여내용을 결정할 회의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해명해 최근 레젝 밀러 폴란드 총리가 ‘영국 호주 폴란드만이 복구사업에 초청됐다’고 말한 내용을 부인했다. 영국 재계 지도자들은 영국의 역할을 감안할 때 미국이 발주한 공사의 20% 정도는 영국 몫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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