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함락]럼즈펠드式 미군 개혁 '탄력'

  • 입력 2003년 4월 11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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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즈펠드 독트린의 승리=이라크전에 투입된 미영 연합군 병력은 30만명선으로 걸프전(68만명)의 40% 수준에 그쳤다.

절대병력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영군이 단기간에 승리한 것은 기동성과 화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의 거점을 초기에 무력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

월 스트리트 저널은 가벼운 군사장비로 과거보다 빠른 속도로 전투를 벌인다는 럼즈펠드 독트린의 효과가 이라크전을 통해 상당부분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딕 체니 부통령도 9일 뉴올리언스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라크전은 군을 개편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성공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며 럼즈펠드 독트린에 힘을 실어줬다.

물론 미군의 슬림화가 미군 전력의 약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재래식무기 위주의 지상군을 줄이는 대신 첨단무기 구입 및 개발을 위한 예산을 대폭 늘리기 때문에 전력은 오히려 강화된다.

냉전종식 이후 세계적으로는 군비를 삭감하는 추세지만 미국은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뒤 군비 지출을 늘려왔다. 2001년에 3000억달러를 약간 웃돌던 군사예산은 내년에 사상 최대인 4000억달러로 늘고 2009년경에는 5000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미군배치 어떻게 바뀔까=현재 미군은 세계를 5개 권역으로 나눠 각각 권역별 통합군을 배치하고 있다. 이밖에 기능별로도 통합전력군, 특수작전군, 수송군, 전략군 등 4개의 사령부를 두고 있다.

권역별로는 △한반도 등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태평양군 △유럽과 아프리카의 유럽군 △중동 아랍권의 중부군 △미국 본토를 포함한 북미지역을 담당하는 북방군 △중남미 관할의 남방군으로 나뉜다.

해외주둔 미군은 태평양군 관할인 한국(3만7140명)과 일본(3만8450명), 유럽군 관할인 독일(6만8950명)에 집중돼 있다. 이번에 전쟁을 치른 중부군은 현지주둔 미군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전문가들은 미 국방부가 이라크전에서 얻은 경험을 살려 이동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해외주둔 미군의 운영방식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즉 독일과 한국 등 특정지역에 지상군을 집중 배치하는 대신 전력을 여러 곳에 분산 배치했다가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신속히 병력을 파견하는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럼즈펠드 장관의 참모인 아서 체브로스키 전 해군중장은 “기동성은 적을 섬멸시키면서 아군의 부수적인 피해와 사상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미군기지의 감소는 미국의 일방독주로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반미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데도 효과가 있어 미군의 재배치는 어떤 형태로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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