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희 成大교수, 유엔 아동권리委 위원 선출

  • 입력 2003년 2월 11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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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이 되려면 아동, 여성, 노인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호돼야 합니다. 아동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인 우리나라는 최근 수년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아동권리협약 당사국회의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아동권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된 이양희 성균관대 아동학과 교수(46·여·사진)는 “앞으로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의 아동 권리 확대와 보호를 위해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는 “위원들은 191개 협약 당사국들이 5년마다 제출하는 협약이행 보고서를 심사하는 일을 맡는다”고 소개했다. 위원은 종전엔 10명이었으나 이번에 18명으로 늘었고 모두 13명이 새로 뽑혔다. 아동권리위원회는 1990년 발효된 유엔 ‘아동권리협약’의 이행상황을 감시하는 기구로 유엔의 6개 국제인권위원회 중 하나다. 6개 위원회의 하나인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는 신혜수 ‘한국 여성의 전화 연합’ 대표가 부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 교수는 “3∼10세 아동에게 자신들의 권리를 알게 해주기 위해 동화 게임 인형극 등을 만들어 유치원 교사들에게 보급했는데 아동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교육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정서가 강한 한국에선 많은 사람이 ‘어린이들에게 무슨 권리냐’며 관심을 갖지 않고 있고, 아동이나 여성분야의 기초통계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국 미주리대 대학원에서 장애아동 조기특수교육을 전공해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이 교수는 아동권리학회, 아동학대예방협회 등을 통해 아동의 권리라는 개념을 국내에 본격 보급하는 데 앞장서 왔다. 성균관대에서는 생활과학부장(학장)과 생활과학대학원장직도 맡고 있다.

이철승(李哲承)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상임위원의 딸인 이 교수는 “아이들의 말도 존중해 주는 집안 분위기에서 자랐다”고 소개하면서 최근 탈북자 인권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부친을 통해 탈북 어린이들의 인권문제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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