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호 사고 원인 미궁으로

  • 입력 2003년 2월 6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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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사고를 조사 중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발사 도중 선체에 부딪친 연료탱크의 단열 수지가 원인이라는 당초의 가설은 틀렸을 것이라고 5일 발표했다. 론 디트모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국장은 “우리가 보기에 수지조각이 사고 원인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유는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발사 당시 발사장에 발생한 풍속을 실제 계측된 것의 2배로 잡고 충격실험을 한 결과 수지조각이 안전 문제를 일으킬 만큼 선체에 손상을 주지는 않았다는 것. 문제가 된 수지조각은 무게 1.2㎏에 부피는 50×40×15㎝이다. 그는 또 연료탱크에서 빠져 나왔을지 모르는 수소와 산소로 만들어진 얼음이 손상을 가했다는 가설도 설득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컬럼비아호 폭발사고는 ‘미스터리’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NBC방송이 전했다.

NASA는 새 증거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설들을 조사 중이다.

그중 하나는 컬럼비아호가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미세한 ‘우주쓰레기’와 충돌했을 가능성. 디트모어 국장은 “작지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구 상공 1920㎞ 궤도에는 100만개 이상의 우주쓰레기가 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성과의 충돌설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다.

NASA는 텍사스주 상공에 떠 있던 공군 헬기가 폭발 수분 전부터 컬럼비아호를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분석 중이다. 또 애리조나주의 한 목격자는 컬럼비아호가 워파키 기념탑 상공을 날고 있을 때 작고 밝은 물체 2개가 선체로부터 차례차례 떨어져 나오는 장면을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NASA에 전달했다.

NASA는 컬럼비아호의 선체가 폭발 전부터 이미 분해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디트모어 국장은 “1일 오전 최후의 교신 이후 32초간 컬럼비아호로부터 전송된 미약한 전기신호들을 복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NASA는 5일까지 컬럼비아호의 엔진 중 하나를 포함, 1만2000여개의 파편을 수거했다고 밝혔다.1986년 챌린저호 폭발 때는 원인 규명에 32개월이 걸렸는데, 천재 물리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먼이 ‘O-링’이라는 사소한 고무부품이 사고 원인이었음을 밝혀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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