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의 선택 下]都農 소득격차 6배…사회불만 위험수위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56분


15일 중국 광동성 광저우시의 한 행사장에서 학생들이 후진타오 공산당 총서기의 선출을 축하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 광저우로이터뉴시스
15일 중국 광동성 광저우시의 한 행사장에서 학생들이 후진타오 공산당 총서기의 선출을 축하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 광저우로이터뉴시스
후진타오(胡錦濤)로 대표되는 중국 4세대 지도부가 공식 출범했지만 이들의 전도(前途)를 낙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내외 난제가 산적해 있고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빈부·지역 격차와 부정부패는 구조적 모순으로 자리잡았고 중국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차세대 지도부의 경영능력과 외교능력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빈부 격차 해소와 부정부패 척결〓“극심한 빈부 격차를 해소하지 않으면 제2의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터질 수도 있다.”

딩위안주(丁元竹) 베이징(北京)대 교수와 후안강(胡鞍鋼) 칭화(淸華)대 교수, 왕사오광(王紹光) 홍콩 중원(中文)대 교수 등 3명은 7월 학술지 ‘전략과 경영’에 실린 기고문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대표적으로 도농(都農)간 소득 격차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도시와 농촌 주민의 지난해 연간 소득은 각각 6860위안(약 103만원)과 2366위안(약 35만5000원)으로 3 대 1이었다. 하지만 농민소득 가운데 40%는 현물성 수입이고, 20%는 종자와 비료 등을 사야 하므로 실소득은 연간 1400여위안(약 21만원)에 불과하다. 도농간 소득차가 실제로는 5, 6배에 이르는 셈이다.

실업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농촌의 잉여노동인구는 중국 전체 농업노동인구의 42.5%인 1억4200만명이었다. 또 도시 실업인구도 20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국유기업 개혁은 실업인구의 양산을 부추기고 있다.

만연된 지도층의 부정부패는 빈부 격차로 이미 이완되고 있는 체제의 구심점을 더욱 흔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 1980년대의 부정부패가 지방 관료 차원에 머물렀다면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부패사건은 주로 당 고위간부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

당 고위간부들의 부패가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될 경우 중국 공산당은 밑으로부터의 정치개혁 요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노련미가 떨어지는 국가 경영능력〓중국이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경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회사 중국’을 이끌고 갈 새 지도부의 경영능력은 아무래도 전임자들에 비해 미흡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후진타오 총서기는 경제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고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와 우방궈(吳邦國) 부총리도 거시적 경제안목과 실무능력 등 모든 면에서 주룽지(朱鎔基) 총리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외교 분야도 마찬가지다. 3세대에서는 첸치천(錢其琛)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외교 분야에서 장쩌민(江澤民) 전 총서기를 보좌했다. 하지만 ‘국내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아온 후진타오와 첸치천의 뒤를 이을 우이(吳儀) 정치국원의 외교능력은 중량감이 떨어진다.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여기는 미국의 압박과 대만의 독립 움직임에 대한 이들의 대처 능력이 미흡하다고 평가될 경우 장쩌민은 이를 명분으로 언제든 복귀할 수 있다. 장쩌민이 ‘국가안전보장회의’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계속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우려 속에 미국은 15일 후진타오 체제의 출범을 축하하는 논평을 냈다. 스콧 매클레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의 새로운 지도부와 일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신임 총서기에게 축하를 보낸다”면서 “인권과 종교자유, 경제협력 등을 비롯한 여러 문제에 대해 중국 지도자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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