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RADAR 내시대표 방한

  • 입력 2002년 11월 6일 18시 46분


케이트 내시 영국 장애인단체총연맹 대표(왼쪽)와 데이비드 신덜 장애인권위 팀장. - 권재현기자
케이트 내시 영국 장애인단체총연맹 대표(왼쪽)와 데이비드 신덜 장애인권위 팀장. - 권재현기자
“‘장애인을 위한 인프라’라는 측면에서 한국은 영국보다 뛰어납니다. 하지만 좋은 시설에도 불구하고 시내에서 장애인을 쉽게 볼 수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까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초청으로 방한 중인 케이트 내시 영국 장애인단체총연맹(RADAR) 대표(39)와 데이비드 신덜 장애인권위원회(DRC) 실천개발팀장(41). 6일 서울 중구 정동 영국대사관에서 만난 두 사람은 자신들도 각각 지체장애와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 장애인이었다.

RADAR는 영국내 500여개 장애인단체의 연합체로 1997년 세워진 비정부기구(NGO). DRC는 95년 입법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개별 업체와 기관을 교육하고 감시하는 독립된 정부기관이다. 신덜 팀장은 “한국의 장애인 실업률은 비장애인의 6배가 넘는 반면 영국의 장애인 실업률은 비장애인 실업률의 2배에 불과하다”며 장애인차별금지법의 효과를 소개했다. 그러나 이 법이 쉽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내시 대표는 “11차례의 입법청원 끝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입법하는 데 성공했다”며 그 비결로 이 법이 장애인과 고용주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한 점을 들었다. 즉, 사회복지적 관점보다는 시장경제적 효율에 역점을 둔 것이 특징.

“영국내 조사에서 장애인 노동자의 생산성이 비장애인보다 더 높게 나타났어요. 충성도나 정확도 등에서 낫다는 것이죠. 또 영국 인구의 7분의 1을 차지하는 장애인의 구매력이 1년에 400억파운드(16조원)에 이릅니다. 장애인 고용이 생산성을 올리는 동시에 더 넓은 소비시장을 개척하는 효과를 낳는다는 거죠.”

이틀간 서울 시내 장애인시설들을 둘러본 이들은 “영국이 장애인의 일자리 문제 해결에 치중하는 동안 한국은 장애인 인프라 투자에 치중한 듯하다”며 “양쪽이 병행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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