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라크戰 비용 얼마나

  • 입력 2002년 9월 16일 18시 03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미국과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백악관은 이미 주판알을 다 튕겨놓은 듯한 인상이다.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담당 보좌관은 16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라크전 비용은 미국의 1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1∼2%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1년 GDP는 약 10조달러에 달하고 있어 이라크전에 1000억∼2000억달러가 투입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 이는 국방부가 의회에서 밝힌 예상치 500억달러를 훨씬 초과하는 액수.

그러나 그는 “1년간 추가지출은 별게 아니기 때문에 금리나 재정수지 적자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했을 경우의 경제적 효과를 높게 평가했다. 대량살상무기를 가진 테러리스트들이 세계 경제의 잠재적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기 때문에 이의 제거비용은 이득에 비할 수 없다는 것. 그는 또 “후세인 정권을 제거했을 때 이라크 산유량이 300만∼500만배럴 늘어나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이로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라크는 90년 걸프전 발발 이전 하루 350만배럴을 생산했으나 걸프전 이후로는 경제제재에 묶여 하루 170만배럴밖에 생산치 못하고 있다.

LA타임스도 15일 경제전문가들을 인용, 유가가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90년 걸프전 당시에는 유가가 41달러까지 올라가 경제를 침체에 빠뜨렸다.

당시는 예상치 못한 개전(開戰)으로 인한 쇼크가 가격에 반영됐지만 지금은 누구나 전쟁을 예상하고 있어 “이미 유가에 대한 영향은 가격에 반영됐다”(빌 더들리 골드만 삭스 수석 국내경제학자)는 것.

또 당시에는 이라크와 쿠웨이트산 석유생산량이 400만배럴에 달했지만 지금 이라크의 생산량은 170만배럴에 불과하고 다른 산유국들이 하루 600만배럴까지 생산을 늘릴 수 있어 언제든지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유가의 단기 급등만으로도 미약한 경제회복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더구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이라크전의 경제적 피해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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