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軍, 헤브론 진입…요르단강 서안 거의 장악

  • 입력 2002년 4월 5일 13시 21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4일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우고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으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자치도시 가운데 예리코만을 제외하고 라말라와 베들레헴, 칼킬랴, 툴카렘, 예닌, 나블루스, 헤브론등 거의 전부를 장악했다.

이스라엘은 또 헤즈볼라의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모든 행동을 다 취하겠다고 통고하고 이란과 시리아에 대해 헤즈볼라를 지원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맞서 아랍권의 반미-반이스라엘 시위도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으며 중남미지역에서도 동조 시위가 일어나는 등 미국과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 이軍 헤브론 진격=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은 이스라엘군 탱크와 병력 수송차들이 헤브론으로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저격수들과 산발적으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4일 밤을 기해 전격적으로 진격에 나선 헤브론에는 약 400여명의 유대인 정착민이 이스라엘군의 보호를 받으며 팔레스타인 주민 12만여명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는 지난달 29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자치지역 전역에서 팔레스타인인 81명이 숨지고 1천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앤서니 지니 미 중동특사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 면담을 안전을 이유로 거부하다 조지 W.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의 철군을 요구하고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파견을 발표하자 면담을 허용했다.

유럽연합(EU)은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단장으로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중재노력을 가속화했으나 이스라엘측이 아리엘 샤론 총리와의 면담을 거부하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면담도 허용하지 않자 중재노력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을 떠났다.

◇ 샤론 총리 헤즈볼라에 경고= 샤론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군 진지에 대한 레바논 무장저항단체 헤즈볼라의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행동을 다 취하겠다고 밝혔다.

샤론 총리는 또 최근 이틀 연속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군을 공격하고 있는 헤즈볼라에 대해 시리아와 이란 정부가 배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헤즈볼라의 이번 공격은 이란의 승인과 지원 아래 이뤄진 것이며 또 시리아의 전면적인 지원 없이는 일어날 수 없다 고 비난하고 추가 공격이 있으면 놀랄만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샤론 총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날 레바논 남부 시바농장 인근에서 이스라엘군 레이더 기지를 향해 또 다시 9발의 미사일이 발사돼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에 앞서 헤즈볼라 대원들은 3일 오후 시바농장 일대의 이스라엘군 진지들을 향해 박격포와 카추샤 로켓을 발사했으며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전폭기 미사일과 대포로 응사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점차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요르단강 서안에서의 이-팔 전투에 이어 이스라엘 북부지역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반미-반이스라엘 시위 전세계로 확산= 브라질 시민 1천여명은 이날 미국 총영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반발해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며 동조 시위에 나섰다.

또 페루 주민 100여명도 팔레스타인 외교공관 앞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였으며 에콰도르 학생과 재야운동 50여명도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무력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레바논과 이라크, 시리아, 이집트 등 아랍권 각국 학생과 시민들도 팔레스타인을 공격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해 보복을 요구하며 연일 반미-반이스라엘 시위에 나섰다.

레바논 남부 시돈에서는 3만여명의 학생과 노조원들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초상화를 앞세우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또 레바논 북부 항구도시인 트리폴리에서도 2만여명이 가두시위를 벌이고 아라파트 수반이 순교자가 될 경우 미국 대사관을 전부 폭파하고 항공기들을 납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전면 단절할 것을 요구하고 도심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특히 베이루트와 다마스쿠스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유엔 본부 앞에 모여들어 이스라엘의 폭력 종식을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줄 것을 요구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도 학생과 시민 1만5천여명이 새로 명명한 야세르 아라파트가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에 대해 화형식을 거행한 뒤 격렬히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밖에 사우디 아라비아의 재야단체가 정부의 시위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미국총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갖자고 촉구하는 등 아랍권 각국에서 반미-반이스라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외신종합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