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절 연휴기간 17억명 대이동

  • 입력 2002년 2월 6일 16시 48분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맞아 중국 대륙 전역에 연인원 17억명이 이동하는 치열한 귀성전쟁이 시작됐다. 춘제를 전후해 통상 열흘에서 보름에 이르는 연휴 중의 이동 규모는 전년대비 3.3% 증가할 것이라는 게 중국 당국의 전망. 귀성이 주로 기차로 이뤄지는 데다 여러 차례 기차와 버스, 비행기, 배 등을 갈아타기 때문에 귀성객 연인원은 중국인구 13억명보다 더 많은 17억명쯤 될 것으로 중국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기차가 가장 많이 이용되기 때문에 중국 철도부는 이미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베이징청년보는 ‘춘운(春運·춘제귀성객 운송작업)’이 시작된 4일 하루 동안 23만명이 베이징역과 시(西)역을 떠났다고 전했다. 남부 광둥(廣東)성의 광저우(廣州)역과 둥관(東莞)역에서만도 매일 1만명 이상이 떠나고 있다고 현지 신문인 양성만보가 소개했다.

이 기간 중 전국의 하루 평균 철도여행객 수는 4350만명. 워낙 많은 인구가 한꺼번에 움직이다 보니 1주일 전부터 이동을 시작하지 않으면 고향 땅에 제때 도착하기 어렵다. 기차로 2, 3일 걸리는 지역도 적지 않거니와 도중에 기차나 차를 옮겨 타야 하는 경우라면 표를 구하는 데 다시 며칠씩 걸리기 때문이다.

광시(廣西)성 구이린(桂林)의 한 음식점 종업원은 중국 TV와의 인터뷰에서 “헤이룽장(黑龍江)성에 있는 고향에 가자면 열흘 가까이 걸린다”고 말했다. 우선 기차로 베이징에 가는 데 이틀, 그리고 베이징에서 며칠 머물면서 표를 구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

철도부는 해마다 중국인들이 설빔 준비에 들어가는 섣달 23일을 춘운의 첫날로 정해왔다. 올해는 2월4일이 되는 이날은 ‘작은 설(小年)’로 불리며 ‘설 준비에 들어가는 날’로 통하고 있다.

춘운이 시작되면 기차역도 북새통을 이루지만 기차표값도 오르는 게 관례. 표값을 올려 불필요한 이동을 억제하는 동시에 철도부 재정도 늘리자는 것. 올해 중국 정부는 기차표값 인상을 둘러싸고 사상 처음 공청회까지 개최한 끝에 15%를 인상했다.

그러나 아무리 값을 올려도 넘치는 수요 때문에 표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베이징역 등 주요 도시 역 주변에는 암표상들이 활개를 친다. “원래 표값의 2배를 지불하고 겨우 귀성표를 구했다”고 베이징에서 옷가게를 하는 자오(趙·24)는 말했다.

귀성전쟁에 더해 최근 들어 늘어나기 시작한 도시인들의 명절 여행 붐도 이 기간의 체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이난(海南)섬 등 유명 겨울 관광지들은 이미 한달 전에 호텔 예약이 다 끝났다. 1주일간의 춘제 연휴를 관광명소에서 즐기려는 여행객들로 인해 이들 지역의 호텔 객실요금은 평소의 2, 3배로 껑충 뛰어올랐다. 중국 정부는 춘제 연휴기간의 귀성과 관광행렬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내수진작을 위해 춘제기간에 돈을 쓰라는 것이다. ‘춘제 경제’라는 새로운 용어도 생겨나고 있다.

베이징〓이종환 특파원 ljhzip@donga.com

연간 여객 운송량 (단위:만명)
연도철도 도로 해운항공
199895085 1257332205455755
1999 1001641269004191516094
2000 1050731347392193866722
자료:중국통계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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