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GDP대비 부실채권 아르헨보다도 높아

  • 입력 2002년 1월 15일 18시 00분


일본 금융위기의 끝은 어디일까.

국가부도를 선언한 아르헨티나와 같은 길을 걷는 것은 아닐까. 세계 최대 채권국의 하나인 일본을 아르헨티나와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이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채무 부문평가에서 일본의 신용등급은 슬로바키아와 같은 등급으로 떨어졌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본 부실채권의 규모는 68.6%로 아르헨티나의 52%보다 오히려 높다.

회계법인 KPMG 일본 지사의 다케시 기무라 사장은 최근 배포한 KPMG 뉴스레터에서 “‘일본 주식회사’의 경상수지가 악화되는 것을 보고 외국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일제히 ‘팔자’ 주문을 낼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촉발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막대한 자본 유출은 엔화의 약세를 가속화하고 수입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상품가격이 떨어지는데도 소비가 위축돼온 지난 몇 년간의 디플레이션 대신 상품가격은 오르고, 소비는 얼어붙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아주 단순화시킨다면 국가부채 지불유예 선언 직전의 아르헨티나와 유사한 셈이다.

미 기업연구소(AEI)의 연구원인 존 매킨은 이달 초 막대한 부실채권 문제를 시한폭탄에 비유하며 “일본이 제때 폭탄 뇌관을 해체하지 못해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체제에 치명적 타격을 줄 것”이라고 일본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으로 관측한 바 있다.

홍은택기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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