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차관보 中 급파… ABM탈퇴 설득위해

  • 입력 2001년 12월 16일 18시 18분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탈퇴를 선언한 미국은 14일 국무부의 에이비스 볼렌 군축담당 차관보를 중국에 긴급 파견, 탈퇴선언에 따른 중국의 반발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정지작업에 착수했다.

미국 관리들은 볼렌 차관보가 이날 중국으로 떠났으며 다음 주부터 중국 지도부와 만나 미국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우리는 미사일방어(MD)가 미국을 위협하는 불량 국가들을 겨냥한 것일 뿐 중국의 전략적 억지력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 문제에 관해 중국과 항상 협의해왔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ABM 탈퇴직후 다른 나라보다도 중국에 고위급 대표를 파견한 것은 그만큼 중국의 반발이 심상치 않기 때문.

미얀마를 방문중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13일 미국의 ABM 협정 탈퇴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중국은 세계평화와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과 공동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장 주석이 미국의 ABM 협정 탈퇴 발표 직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책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과 통화 직후 장 주석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탈퇴사실을 통고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장 주석에게 고위급 협상을 제의했고 장 주석이 이에 동의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가 전했다. 신문은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러시아의 경우 ABM 협정 탈퇴와 MD체제 도입이 안보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반면 중국은 MD체제로 인해 공격 능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그동안 MD의 아시아판이랄 수 있는 전역미사일방어(TMD)에 우려를 표시해왔다. 미국은 최근 국방백서에서 “중국이 2015년이면 최대 위협세력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대만 일본 등을 묶는 TMD전략을 추진해왔다.

<윤양섭기자·베이징〓이종환특파원>laila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