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토라보라 맹폭재개…빈 라덴 탈출설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1시 54분


아프가니스탄 토라보라 지역의 알-카에다가 항복시한을 넘기며 투항을 하지 않자 미국의 공격이 재개된 가운데 오사마 빈 라덴이 이미 이 지역을 탈출, 파키스탄으로 도피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 공군 B-52 폭격기들은 12일 알카에다의 항복시한이 지난 후 파키스탄 국경 인근 화이트산맥의 동굴 밀집지대에 폭탄을 퍼붓기 시작했으며 폭격은 정오경까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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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클라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알카에다는 유엔 대표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항복하겠다"며 투항시한을 넘겼다며 "폭격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으며 목표물에 대한 기회를 포착한 이상 우리는 이 목표물을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복시한이 3시간 지난 뒤엔 최소 2대 이상의 미군 헬리콥터가 토라보라 지역에 착륙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이는 미군이 알카에다 토벌작전을 시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에서 취재중인 AFP기자가 전했다.

미국 NBC방송 등 언론들은 지난 9일 토라보라 동굴지대에 7.5t짜리 데이지-커터 폭탄을 투하했을 때 오사마 빈 라덴이 그 곳에 있다는 유력한 증거가 포착됐다고 보도했으나 국방부는 빈 라덴이 이 지역에 있는지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미국은 또 파키스탄이 토라보라 인근 국경지대에 병력을 증파해 알카에다 잔당들이 국경을 넘어 탈출하는 것을 막고 있지만 빈 라덴과 부하들의 탈출 가능성은 여전히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합참차장 피터 페이스 해병대 대장은 알카에다 일부가 토라보라 산악지대를 탈출하는 것은 가능하며 우리는 누가 탈출하는지 모른다 며 2-3명 혹은 15-20명 단위로 이 지역을 탈출하는 것은 가능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신문은 12일 빈 라덴이 미군의 추적을 교묘히 피해 파슈툰족의 도움으로 파키스탄으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알카에다의 고위관리인 아부 자파르의 말을 인용, 빈 라덴의 19살 아들인 살라흐 우딘만 토라보라 산악지대의 알카에다 기지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자파르는 신문과의 회견에서 빈 라덴은 이번 라마단 기간에 두 차례 토라보라 밖으로 여행했다 면서 3주전엔 탈레반 수장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를 만나 함께 칸다하르에 머물렀다 고 밝혔다.

그는 또 빈 라덴은 다시 1주일전 떠났으며 파슈툰 부족민들의 도움을 받아 파키스탄으로 향했다 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미국 관리는 이같은 보도를 부인하면서 그럴 가능성은 없으며 잘못된 보도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현재 미 관리들은 빈 라덴의 정확한 은신처를 알지 못하나 아프간 동부 토라보라 요새지역에 숨어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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