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추적 제거 ‘항암 스마트 폭탄’ 개발

  • 입력 2001년 11월 16일 20시 32분


파괴 목표를 인식해 추적하는 미군의 스마트폭탄처럼 혈관을 타고 몸 속을 돌아다니다 암 세포만을 찾아내 죽이는 초미니 ‘항암 스마트폭탄’이 개발돼 시험관 실험과 동물실험에서 성공을 거뒀다.

미국 뉴욕에 있는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 센터의 데이비드 셰인버그 박사는 미국 국립과학원 학술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항암 스마트폭탄’은 방사성 동위원소인 악티늄 225(핵무기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의 원자 한 개를 다우케미컬이 제조한 링 모양의 초미니 탄소 곽 속에 넣어 만든다.

이 ‘폭탄’ 수백만개를 체내에 주입하면 혈관을 타고 다니다 공격 목표인 암세포를 찾아낸 뒤 직접 암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알파 분자를 방출, 암세포를 죽인다는 것.

셰인버그 박사는 쥐들에게 인간의 암세포를 주입해 실험한 결과 보통 쥐들은 평균 43일만에 죽었으나 ‘스마트 폭탄’이 투입된 쥐들은 300일이 넘게 살았으며 해부해 보니 암세포가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항암제는 시험관 실험에서 백혈병, 림프종,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세포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내년부터는 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셰인버그 박사는 밝혔다. 이에 대해 휴스턴 M.D.앤더슨 암센터의 마이클 로젠블룸 박사는 “이 방법이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아직 없지만 항체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략하는 항암치료법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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