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아슬아슬'…S&P등 '디폴트 수준'으로 속속 낮춰

  • 입력 2001년 11월 7일 20시 22분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들이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을 ‘채무불이행(디폴트) 수준’으로 속속 낮추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6일 “지난주 발표된 아르헨티나 정부의 채무조정안은 사실상 디폴트에 해당한다”면서 “아르헨티나 채무등급을 종전의 ‘CC’에서 ‘SD(선별적 디폴트)’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영국 신용평가기관 피치 IBCA도 6일 “채무조정안은 페소화 대 달러화의 환율을 1 대 1로 묶어둔 태환정책의 위기를 몰고 올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채무등급을 종전의 ‘CC’에서 ‘C(디폴트 직면)’로 낮춘다”고 밝혔다. 피치사는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이 당분간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내년 상환 예정인 외채 원리금 가운데 이자 40억달러의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11%의 단기 고율의 채권을 7%의 장기저리 채권으로 교환(일명 스와프거래)하는 채무조정안을 1일 발표했었다.

대니얼 마르크스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6일 “채권 스와프는 예정대로 16일부터 개시될 것”이라며 “아르헨티나는 아직 디폴트 상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금융계에서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채무조정안이 현재의 금리로서는 채무 상환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사실상의 디폴트 선언으로 간주하고 있다.

파니치팍디 수파차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6일 “채권단이 채무조정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아르헨티나는 앞으로 수일 안에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채무조정안의 실무 조정자인 메릴린치 투자은행의 제이콥 프렌켈 회장도 “채무조정안은 채무 상환 가능성을 실제적으로 증명하기보다는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채권단에 협상 의지를 보이려는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국의 금융혼란이 98년 러시아 디폴트 때와 같은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확대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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