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치고 빠지기’ 희생 최소화…특수부대 3시간만에 철수

  • 입력 2001년 10월 21일 19시 09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내 지상작전이 본격화하면서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의 최고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 제거작업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과거 걸프전 때처럼 대규모 병력과 기갑장비를 동원해 지상전을 치렀던 것과 달리 타격 목표에 대한 정확한 정보 수집에 의한 ‘치고 빠지기(hit and run)’ 작전으로 미군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있다.

미국은 19일 밤 육군 특수부대인 레인저와 그린베레 등을 투입해 아프가니스탄 남부에서 탈레반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미 특수부대원들이 아프가니스탄 남부에서 기습작전을 펴고 3시간 여만에 철수했다”며 레인저 요원의 낙하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했다.

100여명의 레인저 요원은 탈레반 정권의 본거지인 칸다하르 인근의 비행장에 침투해 탈레반군과 교전을 벌이고 각종 장비를 파괴했다. 미 당국은 탈레반군의 피해상황을 밝히지 않았지만 영국 언론은 탈레반측에서 25명이 전사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이 교전에 영국 특수부대 SAS도 참가했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레인저의 작전지역에서 100㎞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그린베레가 보다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다.

인도양의 키티호크 항모에서 헬기로 칸다하르 부근에 공수된 그린베레는 오마르가 머물던 탈레반의 지휘통제본부를 습격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이 알 카에다와 탈레반의 지도자들을 찾아내는 임무를 수행했으며 레인저의 인근지역 투입은 그린베레의 임무를 은폐하기 위한 ‘양동작전’이었다고 20일 전했다.

마이어스 의장은 그린베레 요원들이 지휘통제본부 건물을 습격했을 때 탈레반 최고지도자 오마르와 빈 라덴은 현장에 없었으나, 이들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는 중요 서류들을 확보했다고 밝혀 이번 작전의 목표가 오마르 등의 검거였음을 시사했다.

미국 언론들은 그린베레가 확보한 서류 등에서 오마르와 빈 라덴의 행방에 대한 실마리를 찾게 되면 더욱 많은 수의 특수부대 요원들이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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