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외교 총공세…3인 역할분담 돋보여

입력 2001-10-06 19:10수정 2009-09-19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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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공격을 앞두고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자국 국민과 이슬람 국가들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해 외교적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미국의 탈레반 고립작전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해결사’역을 맡은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러시아 파키스탄을 방문해 군사공격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수행하고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슬람 국가들을 순방하며 반미여론을 잠재우는 방식으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작업을 총지휘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5일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외교 안보 국방 관계자들과 전략구수회의를 갖고 마지막 외교 군사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오전에는 워싱턴에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탈레반 공격에 대한 지지를 요청한 데 이어 에티오피아의 멜레스 제나위 총리, 케냐의 다니엘 아랍 모이 대통령 등 아프리카 우방 지도자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하는 등 반(反)테러 연대 전선을 아프리카 지역으로까지 확대했다.

부시 대통령을 대신해 탈레반 고사작전의 전면에 나선 블레어 영국 총리는 4일 러시아로 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전폭적인 협력약속을 이끌어냈다. 블레어 총리는 대신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이 미 제10산악사단 병력 수천명을 주둔하도록 허용하고 비행장을 사용하도록 한 것은 푸틴의 암묵적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블레어 총리는 5일 파키스탄으로 날아가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의 주모자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테러와의 전쟁’ 대열에 합류해준 파키스탄에 국제사회가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블레어는 또 아프가니스탄에 거국정부가 들어서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언급, 무샤라프 대통령의 입지강화를 지원하는 노련한 외교술을 펼쳤다.

럼스펠드 장관은 미국의 탈레반 공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랍권 국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그는 3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이집트 터키 등 중동의 주요 국가들을 순방, 미국의 탈레반 공격에 대한 반대여론을 잠재우는데 전력했다. 우즈베키스탄으로부터는 대규모 지상군의 주둔허락을 받아내는 개가를 올렸다.

미국의 외교적 공세는 20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절정을 이룰 전망. 부시 대통령은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말레이시아의 정상들과 잇단 단독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반테러 공동선언문을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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