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테러 경제피해 천문학 수준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24분


폐허가 된 브룩클린 거리
폐허가 된 브룩클린 거리
우선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붕괴 등에 따른 6300명 이상의 인명 손실은 금액으로 따질 수 없다. 여기에 항공업계가 입은 직접적인 손실과 앞으로 예상되는 유무형의 손실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 노스웨스트항공이 21일 1만명을 감원키로 했다고 밝히는 등 미 항공업계 전체가 8만명의 인력을 감원키로 했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 역시 3만명을 감원키로 했다.

뉴욕과 런던 증시 등에서는 테러사건 이후 주가 급락으로 미국의 우량 기업 시가총액이 무려 4300억달러(약 560조원)나 증발됐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전했다.

또 테러 발생 후 1주일간 미국 산업생산에 마비상태가 빚어져 400억달러(약 52조원)의 손실이 초래됐다. 서방 선진 7개국에 대한 수출의 25% 이상을 항공편으로 수출하는 미국 기업들이 겪은 수송난, 자금 압박, 투자 계획 철회 등에 따른 피해는 산출할 수 없다.

미국 등지의 보험업계 피해도 어마어마하다.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사는 보험업계의 피해액을 192억달러(약 25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다른 분석가는 최대 700억달러(약 91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테러 발생 후 1주일간 300억달러(약 39조원)의 소비가 줄어들었다.

테러 피해 복구와 응징을 위한 전쟁에도 엄청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미 피해 건물 재건축에 400억달러, 항공사에 150억달러, 국방에 180억달러 등 모두 800억달러(약 104조원)의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경제 분석가들은 올해 1730억달러(약 2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의 재정흑자가 이번 테러 피해로 인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적 피해에 따른 대책 마련도 시급하게 논의되고 있다. 미국 LA타임스는 의회가 경기 부양을 위해 1800억달러(약 234조원) 규모의 세금 감면 및 정부지출 증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건물 붕괴보다는 건물 신축의 효과가 더 크다”며 “미 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출 확대 등은 경제 회복을 위해 기대할 만한 변수”라고 낙관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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