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참사]무역센터 수직붕괴 원인은 구조탓? 폭탄탓?

입력 2001-09-12 18:32수정 2009-09-1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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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번영의 상징,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빌딩이 비행기 테러로 무너졌다. 이 건물은 비행기 충돌과 폭발 이후 1시간여를 버티다 마치 폭파공법을 쓴 것처럼 수직붕괴돼 갖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WTC는 건물 외곽을 기둥과 보로 둘러싼 ‘튜브구조’. 마치 새장과 비슷한 형태다. 지진이나 태풍 등에 잘 견뎌 초고층 빌딩에 주로 적용된다. 국내에서는 서울 여의도의 LG트윈타워가 대표적인 예.

비행기가 충돌하면서 5개층 크기의 구멍이 날 정도로 충격이 가해졌지만 곧바로 무너지지 않은 것은 구멍 주위에 남아 있던 기둥과 보가 지탱해준 때문이다.

그러나 2만4000갤런에 달하는 비행기 연료가 불타면서 발생한 열이 철골이 견딜 수 있는 800도를 넘자 기둥과 보가 녹아내려 약해지면서 건물 상층부가 밑으로 붕괴되었고 나머지 층이 연쇄적으로 주저앉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종합건축사사무소 큐브엔지니어링의 김인기(金仁基) 이사는 “건물 ㎡당 무게는 약 0.8t 정도이며 WTC의 경우 1개층의 무게는 약 3000t정도로 추정된다”며 “두 개 건물 중 북쪽 건물보다는 60층 높이에서 비행기가 충돌한 남쪽 건물이 먼저 쓰러진 것도 상부 50개층, 15만t이 한꺼번에 떨어진 충격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양구조안전기술 박영호(朴永浩) 소장도 “각층의 건물 내부 기둥들은 그 위치에서 위층부터 꼭대기층까지의 하중을 모두 감당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그러나 충돌과 폭발 후 개별 기둥들에 하중이 불균형하게 전달되면 일부 기둥은 정상 하중의 최고 수십∼수백배의 무게를 지게된다”며 수직붕괴 원인을 분석했다.

북쪽 WTC의 경우 같은 원리로 붕괴 위기에 처한 상태에서 남쪽 건물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파괴폭풍압력과 저층부 기둥의 부실화 등으로 무너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전우구조건축사사무소 전봉수(田鳳秀) 소장은 “상층부 건물의 압력이 있더라도 건물이 고스란히 제자리에서 무너져 내린 것을 설명하기엔 미흡하다”며 “노후 건물을 폭파해체하듯 지하나 저층부의 기둥에 폭탄 폭발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재성·이은우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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