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혼란 全軍 비상령…부시 응징 천명

입력 2001-09-12 18:21수정 2009-09-1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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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미국의 워싱턴과 뉴욕을 급습한 ‘동시다발 자살 비행 테러’의 배후에 대한 수사가 조금씩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전 세계가 여전히 충격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각 국은 테러가 자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공항과 주요 시설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증시 폭락 등 금융시장 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미국의 항공기 이착륙 금지 조치로 전 세계 항공기 운항이 상당 부분 마비되는 등 여파도 심각하다. 미 정부도 비공식적으로 이번 대참사로 숨진 사람이 수천명이라고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1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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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시 “神이여 미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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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미국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테러 조종자 오사마 빈 라덴에게 강력한 혐의를 두고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의 오린 해치 의원(공화당)은 11일 빈 라덴과 동조자들이 테러 성공 소식을 전달받는 전화통화 내용이 미 첩보기관에 포착됐으며 납치된 여객기 가운데 한 대에 빈 라덴의 조직원이 탑승했다는 자료도 입수했다고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FBI는 12일 플로리다주의 데이토나와 브로워드에서 테러에 동원된 항공기에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진 빈 라덴 추종자의 신원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돌입했다.

한편 보스턴헤럴드지는 12일 매사추세츠주 보안관계자들이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사건의 용의자로 추정되는 아랍계 남자 5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헤럴드는 용의자들이 보스턴의 한 주차장에서 렌터카를 주차하는 동안 그들과 언쟁을 벌였던 한 시민의 제보로 관계 당국이 용의자들의 차량을 찾아냈으며 차량 내부에서 아랍어로 된 비행훈련 교본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보안관계자들은 용의자들 가운데 2명은 아랍에미리트 출신의 형제이며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숙련된 조종사였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용의자들 가운데 적어도 2명이 캐나다와 미 메인주의 포틀랜드를 거쳐 11일 보스턴의 로건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테러에 동원된 피랍 여객기 가운데 2대가 이날 로건공항에서 출발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12일 오전 9시30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표한 특별 성명을 통해 국민에게 질서 회복을 호소하면서 “미국은 이러한 사악한 테러 행위의 배후 세력과 이들을 보호하는 국가에 대해 보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테러는 미국에서 가장 큰 건물의 근간을 흔들었으나 미국의 근간은 건드릴 수 없다”면서 테러 응징에 대한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워싱턴포스트지와 ABC방송이 11일 밤 성인 6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94%가 테러에 관련된 집단이나 국가를 무력 응징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전쟁으로 번지더라도 군사적 공격을 지지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앞서 미 정부는 해외주둔군을 포함해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렸으며 중동지역 일부 공관을 폐쇄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미국 내 모든 공항의 비행기 이착륙을 12일 정오(한국시간 13일 오전 1시)까지 전면 금지해 세계 항공업계의 여객과 화물 운송에 큰 혼란이 빚어졌다.

미 해군은 항공모함 2척을 워싱턴과 뉴욕 부근의 미 동부 해안에 배치해 유사시 즉각 대응 태세를 갖추었다.

워싱턴과 뉴욕시는 11일 납치된 4대의 민간여객기가 미국의 행정과 경제의 심장부를 덮친 ‘제2의 진주만 사건’ 직후 전시가 아닌 평시로서는 처음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은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으며 부상자로 넘치는 병원에는 헌혈을 하려는 시민이 줄을 잇고 있다.

사건 직후 주요 교량과 터널 통행이 차단되고 지하철 운행마저 끊겨 아수라장으로 변했던 두 도시는 12일 통행이 부분적으로 재개되는 등 질서를 서서히 회복해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희생자 수를 ‘수천명’이라고 밝혔다.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의 상주 인구가 4만명 가까이 된다는 점에서 이곳에서만 1만명이 숨졌을 것이란 외신 보도까지 있다. 최소한 국방부 청사에서 800명, 피랍 비행기 탑승객 266명, 세계무역센터에 출동한 소방관 200여명이 숨진 것은 확실하다.

<조헌주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송상근기자·뉴욕〓김순덕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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