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사력 '中위협 대비' 亞중심 재편

  • 입력 2001년 7월 26일 18시 45분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부장관은 육군 등 군부와 의회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해군과 공군력을 중심으로 미군의 전략적 중심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기는 새로운 군사전략을 실행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럼스펠드 장관은 24일 국방장관실에서 워싱턴타임스의 편집인 및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중국의 어떠한 위협도 저지할 수 있도록 아시아에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그 이유로 ‘중국이 경제개혁과 정치적 독재간의 균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럼스펠드 구상〓국방부 수석 전략기획가 앤드루 마셜이 마련 중인 새로운 아시아 군사전략은 ‘아시아 국가들은 서로 떨어져 있고 정치경제 시스템도 유럽과는 다르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럼스펠드 장관은 설명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아시아의 군사적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억지, 둘째로 (충돌시) 승리’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 관리들은 “새 아시아 군사전략은 대만 또는 북한에서의 군사적 충돌에 대비해 해군과 공군력을 아시아 대륙에 더 가까이 배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무장 사단의 장거리 신속 이동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지상군을 축소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이 관리들은 전했다.

그러나 럼스펠드 장관은 군사작전의 초점이 아시아로 이동되더라도 유럽 또는 페르시아만 등 다른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감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부와 의회의 반발〓이 같은 신 국방전략의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태평양사령부 등 군부는 이에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데니스 블레어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5월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미군의 전략수정은 찬성하지만 현 시점에서 중국은 아시아 주둔 미군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못한다”면서 럼스펠드 장관의 구상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또 지역구의 기지 및 군수공장 폐쇄를 우려하는 의원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럼스펠드 전략’이 공개될 경우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럼스펠드 장관은 “중국은 장거리 미사일뿐만 아니라 정보전 기술과 첩보활동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다른 많은 나라들이 생각하지 않고 있는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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