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 파워 커진다…정책 자문등 영향력 확대

  • 입력 2001년 1월 16일 18시 26분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을 맞아 비영리 정책연구기관인 싱크탱크(Think Tank·두뇌집단)의 인기가 상한가로 치솟고 있다.

워싱턴에 몰려있는 싱크탱크들은 새로 입각하는 행정부 관리와 의원들에게 정책 자문을 제공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15일 보도했다. 특히 워싱턴 정치경험이 부족한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연구소 출신 인사들을 정부 요직에 대거 등용하면서 차기 행정부에서 싱크탱크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미국에 있는 싱크탱크는 모두 200여개. 그러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싱크탱크는 10여개. 이들 주요 싱크탱크는 차기 행정부 관리들과 의원들을 대상으로 정책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연구 세일즈’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부시 행정부에서 가장 각광받을 싱크탱크는 역시 보수 계열의 후버연구소와 헤리티지재단. 스탠퍼드대 부설 후버연구소에서는 일레인 차오 노동장관 지명자가, 헤리티지재단에서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나란히 부시 행정부에 입각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시절 급부상한 헤리티지재단은 대통령 취임식이 있기 바로 전인 18, 19일 ‘최우선 의제’라는 설명회를 갖고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토론하는 모임을 갖는다. 특히 이 설명회에서는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구축 등 차기 행정부의 핵심 정책 제안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외교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후버연구소도 최근 시장개방과 군비증강 등을 골자로 하는 700여쪽의 초대형 정책 보고서를 이미 의회에 제출했다.

로렌스 린지 백악관 경제고문을 배출한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재계를 대표하는 싱크탱크답게 반독점법 규제 완화에 관한 정책 설명회를 가졌다. 또 정부조직 축소를 주장해 온 케이토연구소는 연방기금 민영화를 골자로 하는 보고서 10편을 잇따라 발표했다.

반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각광받던 싱크탱크들은 부시 행정부가 부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온건보수 성향의 정책을 새롭게 선보이며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최대 규모의 진보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부시 행정부가 추진중인 선거제도 개혁을 전면에 부각시킨 정책 설명회를 다음달 개최할 예정이다. 클린턴 행정부에 정책 제안을 많이 해온 진보정책연구소(PPI)도 연방 정부의 권한을 주정부로 이양하는 교육제도 개선안을 내놓아 공화당 정부의 ‘입맛’에 맞추려 애쓰며 ‘손님 끌기’에 나섰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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