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식량농업보고서]세계인구 7명중 1명 굶주린다

  • 입력 2000년 9월 16일 18시 53분


《“현재 생산되는 농산물은 60억 인류를 먹여 살리고도 남는 양이다. 기아는 전쟁 때문이다.”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15일

연례보고서인 ‘식량농업상태(SOFA2000)’에서 내린 결론이다. FAO는 이 보고서에서 현재 60억명을 헤아리는 세계 인구 가운데 8억명 이상이 기아나 영양부족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는 세계 인구 7명 가운데 1명꼴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기아의 원인은 세계 각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절대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지에서 끊이지 않는 전쟁과 내전 등 무력분쟁이 식량의 원활한 수급과 산지를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세계 30개국 이상이 이 같은 이유로 심각한 식량 부족사태를 겪고 있으며 무력분쟁 등으로 인한 개도국들의 경제적 손실은 1980년대에는 10년 동안 370억달러(약 41조원), 90년대에는 290억달러(약 32조원)에 달해 이들 국가에 대한 전체 식량원조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또한 1970∼97년 사이 무력분쟁과 정정 불안으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총 농업생산 손실은 연평균 43억달러(약 4조7000억원)로, 총 1210억달러(약 133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식량 부족 원인을 분쟁 등 인재(人災)와 홍수 등 천재(天災)로 나눌 경우 1985년 4개국 가량이 인재에 해당하던 것이 99년에는 무려 25개국이 인재에 해당됐다.

FAO는 최근 몇년간 세계의 식량 및 농업개발을 저해한 또 다른 요인들로는 97년 발생한 금융위기가 있었고, 이 밖에 홍수 가뭄 등 기후조건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FAO는 또 대부분의 개발도상국과 최빈국 국민인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약 12억명)이 하루 1달러도 되지 않는 생활비로 살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단지 생존을 위해 장시간의 육체노동에 나서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FAO는 최빈국의 기아 인구가 1년간 굶주리지 않고 식사하려면 1인당 13달러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한편 FAO는 현재 8억명인 기아 인구는 30년 전의 추정 기아인구 9억6000만명보다는 상당히 줄어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기아 근절은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자크 디우프 FAO 사무총장은 “우리가 기아근절을 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세대에게 우리가 하게 될 유일한 변명은 무지와 이기심 때문이었다는 말뿐”이라고 강조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