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55돌]한-일관계/386세대 김지룡씨가 보는 일본

  • 입력 2000년 8월 10일 18시 55분


대중문화평론가 김지룡씨(36)는 한일 국교정상화 한해 전인 64년 태어나 83년에 대학에 들어간 전형적인 386세대. 고교 시절까지 일본은 적개심의 대상이었을 뿐이었다. 서울대에 들어가 ‘주변부 자본주의론’ 등을 읽으면서 적개심은 더 불타올랐다. 이런 그가 일본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달라진 이유는 뭘까.

―일본에 대한 감정이 바뀐 계기는….

“88년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개발리스에 다니던 중 ‘마징가 Z’ ‘도전자 허리케인’ ‘타이거마스크’ ‘요괴인간’ 같은 어릴 때 즐겨봤던 만화들이 다 일본 것이라는 신문기사를 읽고는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92년 회사를 그만두고 일본 게이오대로 갔다.”

―일본에서 뭘 느꼈나.

“일본의 젊은이들은 일본에 사는 것이 싫고 외국으로 튀고 싶다는 얘기를 했고 일본은 영어를 제대로 할 수 없는 민족이라는 자기비하에 자주 빠졌다. 일본의 정치에는 비전이 없다며 투표를 하지 않았으며 일본은 미국이 건드려야만 고쳐지는 민족이라는 얘기를 아주 태연하게 했다. 내가 들어왔던 일본인과는 완전히 달랐다.”

―일본문화 개방에 문제없나.

“일본 대중음악음반 판매는 허용되지 않고 있지만 인터넷에 MP3파일로 다 올라와 있다. 애니메이션도 불법 비디오나 CD로 보다가 대형극장의 스크린으로 본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청소년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을 정보수집능력이 떨어지는 어른들을 위해 개방한다는 의미가 있을 뿐이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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