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O, 9월13일 독립 선포

  • 입력 2000년 7월 4일 08시 27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는 협상 시한인 오는 9월13일 이스라엘과의 협정 체결 여부에 관계없이 독립을 선포키로 했다.

이에 대해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이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포할 경우 요르단강서안 지역의 합병 등 이스라엘의 강력한 대응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미국도 일방적인 독립 선포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PLO는 2, 3일 이틀간에 걸쳐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중앙위원회를 열고 독립 선포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토의했다.

중앙위원회에 제출된 독립선언서 초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6월4일 점령한 영토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하는 일이 팔레스타인-이스라엘간 평화협정 체결 시한인 9월13일 이뤄질 것"이라고 명기했다.

초안은 "스스로의 국가를 세울 수 있는 팔레스타인 인민들의 역사적 권리와 유태 및 아랍의 2개국 원칙을 인정한 유엔 결의 181호에 의거해 우리는 팔레스타인 인민들과 아랍국, 전세계인에 대해 지난 1988년 알제에서 천명된 팔레스타인국의 독립이 실현될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이 시한 내에 체결되는 것과 관계없이 독립을 선포하겠다는 자신의 결의를 재차 PLO 중앙위원회에 천명했다.

그러나 중앙위원회 위원 일부는 미국 정부에 협상 타결에 필요한 시간을 좀더주기 위해 독립선언 일자를 최종적으로 공표한다는 데는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참가자들이 전했다. 이에반해 또다른 일부 위원들은 오는 9월13일의 독립선언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날짜를 즉시 공표할 것을 주장하는 등 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PLO 중앙위원회 위원인 아흐메드 코레이 입법회의 의장은 "올해중 독립을 선포한다는 최종적인 결정이 내려졌으며 여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으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나빌 샤스 기획장관도 "올해중 팔레스타인국의 수립이 선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의 관리들은 정확한 독립 일자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를 거쳐야 하며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의 여론 등 여러 요인들이 고려되지 않고서는 최종적인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위원회 소식통들은 아라파트 수반이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시한을 넘기면서까지 독립국 선포를 연기한다면 팔레스타인인들이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 연구할 것을 일부 중앙위원들에게 은밀히 요청했다고 전했다.

바라크 총리는 이날 의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 팔레스타인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일방적인 조치를 치할 경우 정착지역에 대한 관할권을 확대하고 요르단 계곡에 대규모 안전지대를 설치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면서 "그러나 팔레스타인측과 협상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총리실관계자들이 전했다.

미국 국무부의 한 관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는 우리가 일방적인독립 선언을 포함해 어느쪽의 일방적인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협상의 기본틀이 된 오슬로 평화협정은 상호주의의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양측 모두 이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자시티 AFP·AP 연합뉴스]cwhyna@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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