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군이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산하 재향군인담당 소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엽제 살포에 참가한 장병 1000명을 상대로 82년부터 18년간 당뇨병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살포 작전에 참가하지 않은 장병 1300명의 발병률에 비해 47%나 높았다. 고엽제의 주요성분인 다이옥신이 체내에 많이 남아 있는 사람일수록 당뇨병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
이 신문은 다이옥신이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직접적 증거는 아니지만 이처럼 높은 상관관계가 밝혀짐에 따라 폐암 전립선암 등 고엽제 관련 질병으로 공식 인정된 8개 질병 외에 당뇨병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럴 경우 수만명의 참전 군인이 정부에 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 연방 정부의 보상을 받고 있는 베트남 참전 미국인 장병은 1만1000명 가량이다.
이 신문은 베트남전에 참가했던 모든 장병들이 고엽제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피해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 굳이 이 화학제에 노출됐었음을 입증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 내용과 관련, 케네스 베이컨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 결과는 통계적 연관성을 보여준 것일 뿐이며 당뇨병을 고엽제와 직접 관련된 질병에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정부가 당뇨병을 고엽제 관련 질병으로 인정해도 베트남전 참전 한국군 피해자나 휴전선 일대 고엽제 피해자는 직접 보상은 받기 힘든 상태다.
미 정부는 한국 정부에 베트남전 참전 비용을 이미 지불했다며 ‘정부 대 정부’ 보상 원칙을 들어 직접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인 피해자들은 미 필라델피아 연방 법원에 미 연방 정부를 상대로 피해 보상 소송을 벌이고 있다. 소송 과정에서 당뇨병이 구체적인 피해 항목의 하나로 추가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