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9일 휴전협정에 따라 국제평화유지군(KFOR) 3만7000명이 진주했지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종교 주민간의 유혈충돌을 막는 데는 부족한 상황이다.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 주민의 갈등이 가장 심한 곳은 코소보 북부 코소브스카 미트로비차. 당초 이 곳엔 알바니아계 주민이 다수였으나 코소보 전쟁 후 세르비아계가 다수가 됐다. 심한 피해를 본 알바니아계 주민들이 보복할까 봐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이 곳으로 모여들었기 때문.
KFOR는 이바르강을 경계로 북쪽엔 세르비아계, 남쪽엔 알바니아계 주민이 사는 곳으로 구분했다. 알바니아계 주민들은 원래 거주하던 북쪽으로 복귀하겠다면서 세르비아계 주민은 물론 KFOR와도 충돌이 잦다.
‘동부 코소보’로 불리는 세르비아공화국 내 프레셰보 계곡도 새로운 분쟁이 촉발될 수 있는 곳. 이 곳엔 알바니아계 주민 7만명이 살고 있다. 알바니아계 코소보해방군(KLA)의 일부는 ‘UCPMB’라는 게릴라 단체를 결성해 이 지역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세르비아의 통치에서 해방시키겠다며 코소보 국경을 넘어 침범하고 있다.
유고연방 내 공화국인 몬테네그로가 지난해 8월 세르비아와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고 나라이름에서도 ‘유고’라는 말을 삭제하자는 강령을 채택하는 등 독립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세르비아와의 마찰 요인이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은 서방 국가의 전범 기소에도 불구하고 건재해 있다. 그러나 ‘발칸의 인종청소업자’로 알려진 아르칸이 1월15일, 파블레 불라토비치 국방장관이 2월7일 피살된 데 이어 세르비아 민병대 지도자 브라니슬라브 라이노닉이 20일 피살돼 정정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