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갑부 2세들 "아버지後光 벗고 인터넷으로 뜬다"

  • 입력 2000년 2월 21일 07시 39분


《세계의 내로라하는 갑부의 아들 가운데 상당수가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어 부모 못지 않은 사업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브스는 21일자 최근호에서 “세계적인 갑부의 2세들이 인터넷 사업을 통해 돈과 명예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황태자들’을 소개했다.》

대표 주자는 호주 출신 ‘언론 황제’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그룹 회장의 막내 아들 제임스 머독(27). 제임스는 미국 하버드대를 중퇴한 뒤 수년 전부터 아버지를 설득해 인터넷 사업에 돈을 쏟아 부었다.

1997년부터 미국내 뉴스코프그룹의 인터넷 사업 총괄회사인 ‘아메리카 디지털 퍼블리싱’의 사장을 맡았다. 인터넷에 관한 한 아버지가 절대 신임한다. 머독회장이 “인터넷에 대해 모르는 게 있으면 제임스에게 물어본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

미국 최대의 어류 먹이 제조회사인 재퍼타의 창업자 말콤 글레이저 회장의 아들로 현재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에이브람 글레이저(39). 그는 1998년 인터넷 포털 사이트 회사인 익사이트를 인수하려다 안되자 잽닷컴이라는 포털 사이트를 구축해 인터넷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미국 월가의 유명 뮤추얼펀드 운영회사인 가벨리 그룹의 마리오 가벨리 회장의 아들 마크 가벨리(32)도 펀드 6개를 운용하면서 전세계 정보통신회사에만 전문투자하고 인터넷을 통해 투자판단을 내리며 수익률이 아주 높은 편이다.

동아시아도 예외가 아니다. 미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 중공업 소매업 등에 주력해온 동아시아 기업들이 첨단 업종에 진출하면서 창업자의 2세들이 전면에 나섰다.

홍콩 재벌인 허치슨 왐포아 그룹의 리자청(李嘉誠) 회장의 아들로 그룹 부회장인 리처드 리(33)는 계열사인 인터넷 서비스 회사 ‘퍼시픽 센추리 사이버웍스(PCC)’를 이끌고 있다. PCC는 최근 인텔 및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손잡고 인공위성과 케이블망을 통해 중국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보급할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의 거대 금융그룹 차이나트러스트 상업은행을 세운 제프리 구 회장의 장남 제프리 구 2세(35)는 최고경영자로서 그룹의 전자금융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차이나트러스트 상업은행 계열사인 기가미디어는 제프리 구 2세의 지휘 아래 대만 내 350만 케이블 TV 가입자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태국 CP그룹을 창업한 드하닌 체아라바논트 회장의 아들로 이 그룹 계열사인 텔레콤아시아의 최고경영자인 수파차이 체아라바논트(32)는 태국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태윤기자> 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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