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징병제 폐지-대규모 병력 감축 '軍살'빼기 한창

  • 입력 1999년 11월 1일 19시 07분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징병제 폐지와 대규모 병력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이처럼 군대조직의 군살을 빼는 대신에 군대의 기동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군제를 개편하고 있다.

▼냉전종식-유럽통합탓▼

1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프랑스는 징병제를 2002년까지 완전폐지한다.

1980년 1월1일 이후에 출생한 남자는 징병대상에서 이미 제외됐다.

96년 50만명에 이르렀던 프랑스의 정규군 규모는 2002년에 26만명까지 줄어든다. 프랑스는 이미 97년부터 매년 3만명씩 군인을 줄이고 있다. 그 대신 주로 분쟁지역에 파견될 5만명의 정규 예비군부대를 창설할 예정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2002년까지 징병제를 없애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징병대상자의 45%가 소방수나 의료보조자 같은 대민봉사활동으로 병역을 대체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현재 28만명의 병력을 2003년까지 20만명으로 축소하고 첨단무기 구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보스니아 코소보 동티모르 등에 모두 군대를 보내고 있는 영국은 현재의 10만9000명에서 2005년에는 11만4000명으로 병력을 조금 늘릴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들 유럽국가 군대의 주된 임무가 냉전시대에는 국가방위에 있었으나 냉전종식과 유럽통합 이후에는 지구촌 곳곳의 분쟁 현장에 파견돼 인권을 보호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코소보 전쟁에서 미군이 보여준 기동성과 첨단시스템이 유럽의 이같은 군제개편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유럽 주요국의 국방예산 감축 경향도 군제개편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 유럽 주요국의 징병제는 복무기간이 짧아 군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비판의 대상이 돼온 점도 이유로 작용했다.

▼모병제는 더 확산될듯▼

유럽 주요국에서는 결국 징병제보다 조직운영의 효율성이 높고 분쟁지역에 빨리 군대를 파견할 수 있는 모병제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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