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괌사고 美관제소 잘못때문"…USA투데이 보도

  • 입력 1999년 10월 19일 20시 09분


97년 대한항공기의 괌 추락사고 당시 접근관제소의 최저안전고도경보(MSAW)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미국 유에스에이투데이지가 보도했다.

이것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앞으로 사고 책임규명과 소송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데이지는 다음달 2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괌 사고 원인 최종 결론 발표를 앞두고 17일자 신문에서 공항 관제시설을 관장하는 미연방항공청(FAA)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투데이지는 대한항공의 괌 추락사고를 포함해 94년 이후 일어난 5건의 항공기 사고는 MSAW가 제대로 경보를 울리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FAA는 괌 사고 2년 전인 95년 MSAW가 작동하지 않는 것을 처음 발견하고도 수리 권고를 하지 않았고 사고 3개월전의 감사에서는 시스템의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투데이지는 보도했다.

또 FAA가 94년 워싱턴 공항 인근의 비행기 사고 이후 3년여간 MSAW 고장을 방치하고 있다가 괌 사고 이후에야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고 투데이지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는 “NTSB가 괌 사고 원인의 최종 결론을 공식 발표할 때까지 어떠한 예단도 할 수 없다”는 입장. 다만 전례로 볼 때 MSAW의 고장은 사고의 주원인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는 ‘조종사가 지형지물을 피할 최종 책임이 있고 경보장치는 다만 도구일 뿐으로 이 장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는 FAA측의 주장과 유사하다.

다음달 있을 최종발표는 대한항공과 사망자 유족들에 새로운 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미 합의를 마쳐 어떠한 추가소송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일부 유족도 FAA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현재 괌 사고 254명의 사상자 중 150명이 미국과 한국에 소송을 제기했고 101명은 대한항공측과 1명당 평균 2억7000여만원에 합의를 마친 상태다.

★MSAW란?

비행기가 최저안전 고도(지상에서 150m) 아래에서 공항으로 접근하면 관제소에 경보를 울리고 관제사가 조종사에게 알려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로 72년부터 설치된 장비. 국내에는 김포 김해 제주공항 등 국제공항 3곳에 설치되어 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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