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산 교육]대학등록금 年20만원선

  • 입력 1999년 10월 19일 20시 09분


올해 9월 파리4대학(소르본) 프랑스문학 리상스(license)과정(대학 3학년 과정)에 등록한 프랑수아 아로쉬(21)는 납부금으로 815프랑(약 16만3000원)을 냈다.

1년에 한번 상징적인 액수의 납부금을 내는 것만으로 아로쉬는 모든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학교 도서관과 보건소 시청각실 체육시설 이용은 물론 학교가 주최하는 각종 콘서트와 연극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프랑스의 대학은 모두 국공립으로 한해 등록금은 보통 1000프랑(약 20만원)미만. 많아야 2000프랑을 넘지 않는다.

등록금이 없다시피 한데도 프랑스 정부는 학생들에게 주거비까지 지원한다. 프랑스 서부 브르타뉴지방 출신인 아로쉬는 파리 교외 라데팡스에 있는 월세 2750프랑짜리 스튜디오(원룸)에 살고 있다. 학생주거보조금이 매달 1000프랑 정도 나오기 때문에 실제 그가 지출하는 주거비는 1750프랑. 주거비 보조금은 소득과 집세에따라차별적으로지급되는데 소득이 없는 학생의 경우 집세의40%까지받을 수 있다.

학생들은 교육부 산하기관인 대학생후생복지센터(CROUS)가 운영하는 대학식당에 가면 한 끼에 일반 식당의 4분의 1에 불과한 14∼15프랑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대학식당은 대학구내뿐만 아니라 파리와 주요 도시의 대학가 주변에도 있으며 방학동안에도 문을 열어 학생들의 식사를 책임진다.

만 26세 이하의 학생이라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철도 항공 지하철 버스 등 거의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정상요금의 반값으로 이용할 수 있고 영화관 박물관 공연장 등에서도 입장료의 25∼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프랑스에서 최고의 직업은 학생이란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학비가 거의 들지 않는데다 국가가 엄청난 지원을 하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한다는 말은 프랑스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학비 지원은 대학생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사립학교에 다니지 않는 한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학교에 내는 돈은 캉틴으로 불리는 학교 구내식당 점심값이 전부다.

6∼16세의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는 매년 9월 새학기에 학용품과 교과서 구입에 쓰라고 개학준비보조금까지 지급된다.

자녀들에게 예체능 과외를 시키고 싶으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나 체육관에 보내면 된다. 이들 시설의 1년 수강료는 과목당 1000∼2000프랑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정부와 기업들이 주는 장학금도 많아 98년의 경우 중고등학생의 26.4%인 60만1500명과 대학생의 23.1%인 39만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학생할인으로 인한 기업과 기관의 손실은 모두 국가에서 보전해준다. 지난해 프랑스의 교육예산은 6344억프랑(약126조 88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20%를 차지했다. 이중 71.4%는 국공립교육기관 지원, 5.3%는 기업체에 대한 손실보전, 6.4%는 일반 가정의 교육비 지원에 지출됐다.

국가가 국민 교육을 책임지는 프랑스의 공교육제도는 1789년 프랑스대혁명과 나폴레옹의 통치를 거치면서 완성됐다. 자유, 종교에 대한 중립, 무상 의무교육, 국가에 의한 자격과 학위 관리 원칙이 나폴레옹 통치시절 확립됐고 68년 학생혁명을 계기로 7∼13세이던 무상 의무교육대상이 6∼16세로 확대됐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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