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동독인 무비자 입출국 허용 10돌]

  • 입력 1999년 9월 11일 20시 28분


89년 9월10일 헝가리 정부는 동독인의 무비자 입출국을 허용했다. 이후 수많은 동독인들이 헝가리로 입국해 오스트리아를 거쳐 서독으로 몰리면서 결과적으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역사’가 만들어졌다. 10일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의 지도자들이 부다페스트에 모여 10년전 헝가리 정부의 용단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동구권 붕괴 불러▼

▽기념행사〓기념행사가 열린 헝가리 상원에는 현재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부총재인 전 헝가리총리 미클로시 네메트와 당시 오스트리아와 독일 지도자 및 통행 자유조치를 협상했던 줄러 호른 전 헝가리 외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오스트리아의 빅토르 클리마 총리는 기념 연설에서 “독일 통일에 대한 헝가리의 기여를 우리는 잊을 수 없다”며 “원대한 비전을 가진 헝가리 정치인들이 새로운 유럽 탄생의 산파 역할을 했다”고 찬양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헝가리 전체 국민에 대한 독일 연방 정부와 모든 독일인들의 사의를 표하기 위해 부다페스트에 왔다”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의 발표가 있은 지 3일만에 1만5000명 이상의 동독인들이 오스트리아로 몰려들었으며 대부분은 베를린장벽을 우회해 서독내 가족들과 합류했다. 동독인들의 대량 탈출은 동독 공산당 서기장 에리히 호네커의 몰락으로 이어졌으며 다시 중동부 유럽의 공산정부가 차례로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다.

▼유럽연합 가입 추진▼

▽현재의 통일독일과 동유럽〓90년 10월 독일연방공화국으로 출범한 통일독일은 ‘통일비용’의 무게 때문에 경제침체에 빠져 93년에는 2차대전 후 최악의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2%대의 성장세로 돌아섰으며 이후 동독지역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실업률. 독일의 현재 실업률은 12%로 전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통일독일은 국제무대에서 분단독일때보다는 훨씬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헝가리는 폴란드 체코와 함께 올 3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해 미국과 서유럽의 군사동맹으로 변신했다. 경제는 94년부터 플러스로 전환해 지난해는 4%대의 성장을 기록했다. 헝가리는 지난해 11월 체코 폴란드 등과 함께 2002년 가입을 목표로 유럽연합(EU)과 협상을 시작했다.

가장 급진적인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한 폴란드는 94년부터 5%를 넘는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95년 11월 동구권 최초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체코는 94년부터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서 97년엔 5%의 높은 경제성장을 기록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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