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고공비행 어디까지?…22일 개최 OPEC회담 결과 주목

  • 입력 1999년 9월 5일 18시 45분


석유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위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22일 열리는 OPEC 석유장관회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월 배럴당 10달러 이하였던 유가가 3월 석유장관회담에서 회원국 전체의 생산량을 하루 17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후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OPEC 11개 회원국은 하루 26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으나 이행률이 70%를 밑돌아 유가는 곤두박질쳤다. 3월 회담에서 지난해의 감산합의량에 170만배럴을 추가해 하루 430만배럴씩을 내년 3월까지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98년 2월 OPEC 회원국의 하루 생산량 2728만배럴을 기준으로 감산폭이 9.5%에서 15.8%로 늘어난데다 8월말 현재 감산 이행률도 90%를 육박하자 유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22일 회담에서도 3월 합의사항 이행을 재다짐해 내년 초반까지는 유가가 20∼22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PEC 회원국들이 올해들어 감산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감산 합의 불이행에 따라 함께 손해를 보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OPEC내의 ‘이단자’로 감산 합의를 상습적으로 어겨온 남미 베네수엘라가 지난해 12월 우고 차베스 정부 출범이후 감산합의를 잘 지키고 있어 합의이행 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은 하루 300만배럴로 OPEC회원국 전체의 생산량 가운데 약 10%를 차지한다.

60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베네수엘라 이란 이라크 등 5개국으로 출발해 회원국이 11개국이 된 OPEC는 70년대 두차례 일방적인 유가인상 발표로 세계 경제에 오일쇼크를 불러일으키는 등 ‘공포의 카르텔’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들의 유가 인상이후 △러시아 등 비OPEC 국가의 석유생산 자극 △대체에너지 개발 촉진 △석유 수요감축노력 등이이어진데다 OPEC 국가들의 증산경쟁도 가세해 80년대 이후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78년부터 비OPEC국가들의 산유량이 OPEC 국가들의 산유량을 앞지르고 있는 것도 OPEC의 영향력을 줄였다.

그러나 현재 전세계 석유 생산량의 42%인 하루 약 3000만배럴을 생산하는 OPEC가 결속을 강화해 국제유가 결정력을 되찾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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