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공습]러 중재…발칸전쟁 새 국면

  • 입력 1999년 3월 30일 07시 57분


발칸반도 전쟁이 화전(和戰)양면의 새 국면을 맞았다.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고의 중재에 나선 가운데 유고측은 조건부 대화 용의를 밝혔다.

그러나 유고의 ‘인종 청소’로 코소보 알바니아계 주민 수백명이 살해되고 5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하자 NATO군은 이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유고공습을 강화했다. 이고리 세르게예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NATO군의 공습으로 그동안 유고 민간인 1천여명이 사망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총리는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과 세르게예프 국방장관을 대동하고 30,31일 이틀 동안 유고를 방문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과 회담한다.

러시아의 이고리 시체골레프 크렘린 대변인은 29일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발표하면서 “프리마코프 총리의 유고 방문은 NATO군의 유고 공습을 중단시키기 위한 추가 조치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유고측은 개인자격으로 유고를 방문한 보리스 넴초프 전 러시아부총리를 통해 NATO군이 유고공습을 중단한다면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러시아 NTV가 보도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하랄드 분가르텐 NATO 대변인은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을 협상으로 유도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환영한다며 “NATO는 코소보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NATO의 또 다른 간부는 유고가 코소보에서 학살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유고측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ATO군은 유고공습의 비중을 코소보에 있는 세르비아 군과 민병대 및 특별경찰(MUP)을 궤멸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NATO 병력을 추가배치했다고 29일 발표했다. NATO군의 이같은 공습으로 유고 방공망이 현저히 약화됐으며 세르비아군 사령부도 파괴됐다고 NATO측이 밝혔다.

이날 유고 세르비아군은 코소보 평화협상에 참여했던 알바니아계 지도자 페힘 아가미, 코소보 일간지 코하 디토레 편집국장 베톤 수로이를 살해했다고 NATO측이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NATO군의 유고공습에 항의해 NATO회원국 군사 교육기관들에 파견돼 연수를 받고 있는 러시아 군인들을 모두 소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8일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비인간적 폭력행위에 강력히 대응키로 NATO 정상들이 결의했다”며 유고에 대한 NATO군의 단계적 공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주룽지(朱鎔基)중국 총리도 베이징(北京)에서 윌리엄 데일리 미국 상무장관과 만나 NATO군의 유고공습에 대해 ‘우려와 당혹감’을 표시하고 공습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베오그라드·모스크바·브뤼셀·워싱턴외신종합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