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인방,「아시아發 금융위기」진화 「일등공신」

  • 입력 1999년 2월 9일 19시 38분


97년 7월 태국에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가 아직까지 러시아와 브라질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고금리 긴축재정 등의 처방을 제시하며 구제금융을 제공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란이 계속중이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지는 최근호 커버스토리에서 ‘아시아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를 파국으로 몰고가지 않도록 한 주역으로 미국의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 로버트 루빈 재무부장관, 래리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 등 3명을 꼽았다. 타임은 이들 3인방의 철학과 정책에 임하는 자세를 소개하면서 이들은 ‘소방부대’로 활용한 IMF의 정책에 문제점도 많았다는 자체 평가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스펀은 리처드 닉슨 행정부 시절의 금융위기를 헤쳐온 관료출신이고 루빈장관은 투자회사인 골드만 삭스를 운영해온 경제현장전문가. 서머스부장관은 하버드대 최연소 종신교수 출신으로 ‘경제의 키신저’로 불리는 실용주의 학자.

타임은 이들이 출신배경은 다르지만 모두 ‘시장’에 대한 확고하고 철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들은 정치적 이해관계나 당파적 이익에 따라 시장의 논리를 거부하는 경제정책은 결국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신념으로 정책을 추진했다고 타임은 강조했다.

이들이 태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에 대해 취한 대응은 크게 두가지. 첫째는 문제를 겪고 있는 국가의 경제상태를 정직하게 투자자들에게 알려 투자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쓴 것. 루빈장관은 97년 12월 한국에서 환란이 번지기 시작하자 각국 투자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더 이상의 이탈은 모두를 망하게 한다”는 논리로 이탈을 만류했다.

다음은 강한 미국 경제와 미국 소비자들의 강한 구매력이 세계경제를 지탱하는 마지막 버팀목이자 방화벽이 될 것이라는 믿음.

한편 이들은 IMF의 처방이 외국 자본의 이탈을 부추겼다는 비판에 대해 “가혹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국제투자자들이 돌아오거나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당근’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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