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공동회견 문답]『北 태도변화 있어야』

  • 입력 1998년 11월 21일 19시 5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회담결과를 설명했다. 두 정상은 각각 모두 발언을 한후 질문에 답변했다.

―북한 핵의혹이 규명되지 않더라도 대북 포용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인가.

▼김대통령〓북한의 태도에는 양단이 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우선 금강산관광선이 북한에 가있고 순조롭게 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나서 남한의 기업책임자와 이를 진전시킨 것은 상당한 변화와 진전이다. 또 판문점 군사정전위가 7년간 중단됐지만 다시 장군회담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기능의 회의를 재개했고 미―북간에 미사일발사와 지하의혹시설에 대한 대화가 진행중이다. 북한의 헌법이 개정돼 시장경제적 요소가 도입됐다. 4자회담에서 내년 1월경 한반도평화문제를 중심으로 대화가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잠수정이 영해에 침투하고 지하의혹시설을 건설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포동미사일 발사는 한 미 일(韓美日)에 충격을 줬다. 지하의혹시설은 너무 중요하기에 접근하여 사실여부를 확인해 분명해져야 한다. 확인되면 건설이 중단되도록 해야 한다. 미사일 역시 의혹이 제거돼야 한다.

―미국 의회는 중유공급 예산을 줄 수 없다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클린턴대통령〓북한이 제네바합의를 지키지 않고 다른 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실패할 것이다. 그러면 제네바합의에 의한 미국의 지원이 어려워질 것이다. 그래서 의혹시설 접근을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의심을 가질만한 강력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른다. 의심이 있으므로 접근이 전제돼야 한다. 지금까지 제네바합의는 할 일을 다해왔다. 제네바합의 없이는 핵연료 재처리를 방지할 수 없었고 무기로 사용할 상당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것이다. 예고없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의혹시설을 건설한 것은 무례한 일이다. 의회도 잘 알고 한국도 잘 아는 윌리엄 페리 박사(전 국방장관)를 대북조정역에 임명했기 때문에 잘 될 것으로 본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 행정부는 강경한 입장이다. 미국의정책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은 아닌가.

▼클린턴대통령〓상황이 변한 것이라고는 볼 수 있지만 정책변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북한이 제네바합의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행동해왔다. 일본이 상당한 자금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지원했다. 우리가 정책을 변화시키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희망컨데 북한은 우리 정책이 변화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경고하고 싶다.

―회담에서 대북 경제제재 해제문제가 논의됐는가.

▼김대통령〓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성명서 안에 답이 들어있다. 북한의 여러가지 염려스러운 일에 확고하고 강력한 태세를 취할 것이고 북한의 평화와 대화에 협조적 태도를 취할 것이다. 핵의혹 미사일문제 등에 대해 북한이 협조적으로 나올 때 경제제재 해제를 포함한 인센티브 등 호의적 대응이 있을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어제 TV를 보던 중 장면이 북한에 가는 관광선이었다. 굉장히 대단하고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어딘가 북한이 위협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김대통령의 지도력과 정책은 북한에 적극적인 기회가 될 것이고 그것을 망쳐서는 안된다. 한미간 동맹관계도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우리의 힘과 부(富) 행복을 북한에 전달하고 관광선에서 그런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이철희기자〉kk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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