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렵에 멍드는 「동물의 왕국」…코끼리-호랑이등 멸종위기

  • 입력 1998년 7월 16일 19시 38분


‘인간의 무절제한 탐욕 때문에 희귀야생동물의 씨가 마른다.’

일본 후지TV가 최근 세계의 진귀한 요리라며 벵골호랑이 고기를 먹는 장면을 방영해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미국의 ABC방송은 최근 ‘도둑맞는 자연’이란 특집기사에서 밀렵돼 거래되는 희귀야생동물은 연간 50억달러어치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규모는 마약 밀거래보다는 적지만 무기암시장보다 크다는 것이다.

대륙별로 밀렵되는 동물의 종류도 다양하며 불법포획 목적도 가지가지.

아프리카의 코끼리는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지난 20여년간 수백만마리에서 50만마리 이하로 줄었다. 때문에 케냐는 코끼리 목에 ‘위치 자동감지장치’를 부착한 뒤 26개 미국 군사위성으로 구성된 ‘위치확인시스템(GSP)’을 동원해 코끼리를 밀렵꾼들로부터 보호하고 있으나 다른 나라들은 속수무책.

중남미에서는 앵무새가 애완용으로 집중 포획되는데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만 한해 5만마리가 거래되고 있다.

아시아 곰은 약용으로 사용되는 웅담과 발바닥을 채취하려는 밀렵꾼에 의해 무차별로 희생돼 멸종위기에 빠졌으며 아메리카 흑곰이 다음 표적이 되고 있다. 아시아의 코뿔소 역시 60년대 이후 90% 줄어 불과 1만2천여마리가 남아있을 뿐이다.

카스피해의 철갑상어는 캐비어(상어알)를 얻기 위해 남획되는 바람에 금세기들어 60% 이상이 줄었다.

20세기 초반까지만해도 시베리아와 아시아 일대에서 10만여마리나 서식했던 것으로 알려진 호랑이는 현재 5천여마리도 채 안된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사슴 등 호랑이의 먹이가 되는 야생동물이 급감하면서 굶어죽는 호랑이도 많다는 것이다.

벵골호랑이는 고기는 물론 심지어 ‘호랑이 페니스 수프’도 ‘자연식 비아그라’로 만들어져 한사발에 5백달러에 암거래된다고 ABC방송은 폭로했다.

이밖에 멕시코 해안의 거북은 고기는 식용으로 가죽은 마리당 1백달러에 거래되면서 남획되고 있고 호주에서는 멸종을 막기 위해 관찰보호종(種)으로 지정된 도마뱀이 미국시장에서 애완용으로 마리당 1천2백달러에 팔린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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