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 러참사관은?]러 연방보안국소속 외교관

입력 1998-07-08 19:52수정 2009-09-25 08:07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러시아정부가 주러 한국대사관의 조성우(趙成禹)참사관을 추방한데 대한 ‘보복조치’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가 주한(駐韓)외교관을 기피인물로 규정해 추방하기로 결정한 것은 우리 외교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더구나 한반도 평화에 직 간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주변4강의 외교관을 추방키로 결정한 것은 과거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밝혔다.

정부가 이날 주한 러시아대사관의 발레리 수히닌 대사대리에게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통보하고 72시간 이내에 대한민국 영토로부터 출국하라고 통보한 인물은 올레그 아브람킨 참사관.

정부가 규정한 ‘기피인물’은 러시아정부가 조참사관을 추방할 때 사용한 ‘비우호적 인물’과 같은 말이다.

94년 9월부터 한국에서 근무해온 아브람킨 참사관은 러시아연방보안국(FSB)소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교통상부 이호진(李浩鎭)대변인은 “외교관례상 외교관의 원소속부서에 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외교관례도 그렇지만 어차피 러시아정부도 조참사관을 추방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면서 “더구나 우리는 ‘보복추방’을 하는 마당인데 그 이유를 밝힐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다.

정부는 공식적으로도 “아브람킨 참사관이 한국에서 근무하는 동안 외교관 신분에 위배되는 활동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만 발표했다.

현재 주한 러시아대사관에는 휴가중인 아파나시예프 대사를 포함해 총 30명의 공관원이 근무하고 있다. 아브람킨 참사관은 러시아대사관내에서 다섯번째 직위의 인물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보복추방 대상인물 선정작업은 연방보안국소속 공관원들을 주로 접촉, 관리해온 안기부에서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참사관의 경우처럼 대사관내에서 한국근무를 마치고 조만간 러시아로 돌아갈 공관원을 선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브람킨 참사관은 러시아대사관 내에서는 한국 근무기간이 가장 길다. 9월이면 4년째 한국에 근무하는 것.

정부는 조참사관에 대한 러시아정부의 본국 송환요구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이미 ‘보복추방’의 경우에 대비, 아브람킨 참사관을 ‘지목’해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대사관에는 아브람킨 참사관 외에도 몇 명의 연방보안국 소속 외교관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는 이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없으며 더 이상의 추방조치는 없다”고만 발표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