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換亂 1년⑤]『위기 완전극복엔 최소6년 걸린다』

입력 1998-07-05 19:42수정 2009-09-25 08:23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아시아 금융위기 1년을 맞아 위기재연에 대한 우려가 높다.

아시아 경제회생의 변수로는 경제체질의 강화여부와 함께 일본의 금융부실과 경기침체,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문제가 꼽힌다.

▼위기극복 전망〓환란을 겪었던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아르헨티나 칠레 등은 위기 극복에 2,3년 이상 걸렸다. 멕시코는 예외적으로 1년만에 회복했다.

제프리 삭스 미 하버드대교수는 “멕시코의 경우 금융부문의 부실없이 순수한 외환지급능력의 위기, 즉 유동성 위기였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적극적인 도움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시아권은 금융부실이 매우 심각한 상태여서 위기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제수스 에스타니슬라오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연구소장은 “아시아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적어도 6년 동안의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아시아의 회생은 정경유착 관치금융 부정부패 불투명성 등 ‘아시아의 부정적 관행’이 극복돼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위기극복의 해법을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

금융부실을 수습하려면 엄청난 종자돈이 들지만 외환위기가 겹쳐있는 상황에서는 무작정 외자를 들여올 수도 없고 환율불안의 우려 때문에 돈을 찍어 쓸 수도 없다.

이 때문에 IMF 처방은 △재정금융 긴축 △고금리 시행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한 신뢰회복 등으로 해외자본을 다시 끌여들여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동시에 해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아시아는 남미와 달리 재정이 건실하고 저축률이 높아 이같은 처방이 적당하지 않으므로 돈을 풀어 지나친 고금리를 피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세계경제 패러다임의 변화〓급변하는 경제환경과 아시아 경제위기는 좋든 싫든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가장 뚜렷한 현상이 ‘세계화의 확산’. 한 나라의 일이 즉시 주변국으로 파급되는 인접효과가 뚜렷해지면서 누구도 거부하지 못할 물결이 됐다.

이는 또 국가주의에 대한 자본의 승리로 나타났다. 자본의 요구를 거부한 지도자들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모하메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총리는 가공할 시장의 힘을 두고 “독재적 자본이 국가주권을 훼손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아시아 환란은 ‘아시아적 가치’ 논쟁도 촉발했다.

한편 자본의 힘이 국경을 허물면서 무역흑자와 제조업을 중시하던 중상주의적 사고가 자본수익률 앞에 무너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본의 제조업 경쟁력이 미국 금융산업 앞에 무릎을 꿇었다.

환란을 통해 아시아 각국은 지역주의가 결코 세계주의를 이길 수 없음도 알게 됐다.―끝―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