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核전쟁 가상 시나리오]

입력 1998-05-30 20:02수정 2009-09-2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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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핵 선제공격을 감지한 파키스탄 총리관저에 비상이 걸린다.인도 북부 핵기지에서 발사된 핵미사일이 파키스탄의 라호르 핵기지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분. 핵기지가 파괴되고 나면 보복공격은 불가능하다. 파키스탄총리는 결단을 내려 공격을 명령, 핵미사일이 발사된다.

그러나 인도의 미사일은 도착하지 않는다. 잘못된 정보에 따른 파키스탄의 오판으로 양국은 핵전쟁에 빠져든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전쟁 발발 가상 시나리오다.

가난한 이 두 나라는 모든 힘을 기울여 핵개발에 성공했지만 상대방의 움직임을 낱낱이 읽을 수 있는 조기경보체계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양국은 47년 이후 세번의 전쟁을 치른 터라 적개심이 충만하다.

자칫하면 냉정을 잃고 오판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셈이다.

미국은 그동안 양국에 상대방의 핵관련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즉각즉각 제공해왔다. 오판에 따른 핵전쟁을 막기 위해 80년대부터 사용해온 전략이다. 그러나 한쪽의 선전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정말 중대한 정보는 숨긴 채 뒷수습을 해왔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파키스탄총리는 핵공격 결정 후 5분동안 미국 대통령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분석가들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모두 핵무기를 보유, ‘공포의 균형’을 이뤘으나 이는 ‘핵전쟁 상호억지 게임’보다는 ‘선제공격 게임’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도는 핵실험 이후 줄곧 선제공격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해 왔다.

그러나 이는 공군력 등 재래식 전력으로 2차 보복공격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맘에 없는 말’일 뿐이다.

보복공격 능력이 없는 파키스탄으로서는 핵무기 사용기회를 잃지 않으려면 선제공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어떤 핵강국도 이같은 돌발적 핵공격을 말리기는 어렵다.

핵전쟁의 결과는 비참하다. 양국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10만명을 사망케 한 TNT 20㏏ 규모의 핵무기를 12∼18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천만명의 빈민이 살고 있는 뉴델리와 같은 인구 조밀도시에서는 핵전쟁이 터지면 훨씬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다.

〈허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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